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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백악관 제공] |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미국과 이란의 휴전 협상이 ‘노딜’로 결론난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 등 ‘해상 물류 통제권’을 둘러싼 양측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며 2주 휴전이 제대로 빛을 발하기도 전에 파국을 맞이할 위기에 놓였다.
미군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포고령에 따라 현지시간 13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오후 11시)를 기해 이란의 모든 항구를 대상으로 해상교통 봉쇄 조치에 들어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SNS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오가는 모든 선박에 대해 봉쇄 절차를 개시하겠다고 선포했다. 지난 주말 이란과의 협상이 결렬된 뒤 한동안 침묵을 지키다 나온 첫 메시지였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번 봉쇄 조치가 아라비아만과 오만만에 있는 모든 이란 항구를 포함해 이란 항구와 연안 지역을 출입하는 모든 국가의 선박에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포기하지 않는 이란을 겨냥해 원유 등 수출을 전면 차단하는 ‘역(逆) 봉쇄’에 나섰다는 관측이다. 특히 이란이 전쟁 기간 자국산 원유 수출과 해협 통행료 부과로 자금을 확보해온 만큼, 이를 차단해 이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호르무즈 봉쇄 위협을 협상 지렛대로 활용해온 흐름을 차단하고, 오히려 미국이 해협 통제권을 확보해 주도권을 쥐려는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발 더 나가 트럼프가 이란을 상대로 제한적인 군사적 공격을 재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스라엘 매체들 또한 당국이 이란에 대한 공격재개를 검토하고 있다고 잇따라 전했다.
채널12 뉴스는 이스라엘군이 단순히 전쟁 재개를 준비하는 것을 넘어, 이란의 기습 공격 가능성에도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공영방송 칸은 고위 국방 당국자를 인용해 “이스라엘은 이란과의 전쟁을 재개하는 데 관심이 있다”며 “이란의 핵 문제와 탄도 미사일에 대해 충분한 압박이 가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전쟁이 너무 일찍 끝났다”고 내부의 강경한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이란 또한 미국의 ‘책임론’을 제기하며 전쟁이 재발할 경우 ‘결사항전’ 의지를 재차 표출했다.
미국과 협상을 이끈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우리는 처음부터 미국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며 “우리의 불신은 지난 77년간 쌓인 것”이라고 규탄했다.
이어 “미국은 지난 1년도 안 되는 협상 기간에도 우리를 두 차례나 공격했다”며 “신뢰를 회복해야 할 주체는 우리가 아니라 미국”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의 봉쇄 조치 등 강경 행보에 대한 우려와 비판이 국내외적으로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미국의 최대 우군 중 하나인 영국마저 ‘거리두기’에 나서는 조짐이다.
영국 정부 대변인은 이날 “우리는 항행의 자유와 호르무즈 해협의 개방을 계속 지지하며, 이는 세계 경제와 자국의 생활비 안정을 위해 시급히 필요하다”며 사실상 트럼프의 계획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미 상원 정보위원회의 민주당 간사인 마크 워너 의원은 CNN 인터뷰에서 “해협을 봉쇄하는 것이 어떻게 이란이 해협을 개방하도록 압박할 수 있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연관성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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