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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톡] 압구정ㆍ성수ㆍ반포ㆍ상대원…서울 핵심 정비사업 잇단 입찰ㆍ계약 ‘파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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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4-15 05:08:47   폰트크기 변경      
진행=한형용 도시정비팀장

성남 상대원2구역 시공사 해지

압구정5 ‘볼펜 카메라’ 입찰 중단

성수4지구 조합, 서울시와 갈등

신반포19ㆍ25차 입찰제안서 유출





한= 지난주 서울 핵심 정비사업지에서 다양한 갈등이 한꺼번에 터졌습니다. 현황부터 정리해보죠.

이종무= 성남 상대원2구역은 DL이앤씨와의 계약이 해지됐고, 압구정5구역에서는 입찰 현장에서 볼펜 카메라 사건이 벌어졌어요. 성수4지구는 재입찰 현장설명회에서 서울시와 충돌이 발생했고, 정상 경쟁이 성사됐다고 했던 신반포19ㆍ25차도 제안서 개봉 과정에서 도급계약서 유출로 갈등을 빚었어요. 어느 현장 하나 조용한 곳이 없었습니다.


상대원2구역 전경. /사진 : 성남시 제공.


한= 결과가 다소 무거운 상대원2구역부터 짚어보죠.

이= 지난 11일 정기총회에서 조합원 90% 이상 찬성으로 DL이앤씨와의 시공계약 해지 안건이 가결됐습니다. 갈등의 출발점은 브랜드였어요. 조합원들은 일반 브랜드 ‘e편한세상’ 대신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 적용을 강하게 요구했는데, DL이앤씨가 내부 기준에 맞지 않는다며 난색을 보였습니다. 결국 조합은 지난해 12월 대의원회에서 계약 해지를 의결하고 GS건설을 후속 시공사로 낙점해 왔습니다.

한= GS건설을 새로운 시공사로 선정하는 안건까지 한 번에 처리하려 했는데 어떻게 됐나요.

이= DL이앤씨 계약 해지와 GS건설 신규 선정, 두 안건을 같이 처리하려 했는데 GS건설 선정 안건은 정족수 미달로 무산됐습니다. DL이앤씨와는 헤어졌지만 새 시공사는 아직 없는 ‘시공사 공백’ 상태가 됐어요. 철거는 이미 99% 마무리됐고 착공을 눈앞에 둔 단계에서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겁니다. DL이앤씨가 이미 GS건설 우선협상대상자 지정 결의에 대한 무효확인 소송과 효력정지 가처분을 제기한 상태라 일정이 또 흔들릴 수 있어요. 조합은 2주 후 임시총회를 다시 열고 시공사 선정 절차를 재추진할 계획입니다.

한= 성수4지구는 2차 현장설명회 첫날부터 언성이 커졌다고요.

이= 서울시가 갈등관리 책임관을 파견했는데 조합원들이 “내부 갈등 사업장으로 낙인찍힌다”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처음 입찰부터 대우건설 서류 미비 논란, 유찰 선언과 취소 반복, 홍보 지침 위반 공방까지 누적된 갈등이 이번에는 또다른 곳에서 터진 겁니다. 앞서 1차 입찰에서는 성동구가 성수4지구 조합에 ‘입찰절차 준수 철저 및 공정한 입찰환경 조성 요청’ 공문을 보내는 등 갈등이 지속됐던 곳입니다. 재입찰에는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이 참석해 2파전 구도가 형성됐지만, 대우건설은 최종 참여 여부를 아직 확정하지 않았습니다.


압구정5구역 전경. / 사진 : 대한경제DB


한= 압구정5구역 볼펜 카메라 사건도 파장이 있었죠.

이= 당황스러운 사건이었습니다. 현대건설과 DL이앤씨의 2파전이 성사됐는데, 입찰 제안서 개봉 자리에서 DL이앤씨 측 직원이 볼펜 형태 초소형 카메라로 제안서를 몰래 촬영하다 적발되면서 절차가 중단됐습니다. 경쟁사 조건을 공개 전에 미리 파악하려 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지배적입니다.

한= DL이앤씨는 개인 문제로 치부했다던데, 어떤가요.

이= DL이앤씨는 박상신 대표이사 명의 사과문을 발송했습니다. “해당 사안은 공정한 경쟁에 대한 개인의 의욕으로 인해 발생했으며, 이를 부당한 목적으로 활용하거나 입찰의 공정을 해할 의사가 전혀 없었다”며 관련자를 즉시 업무에서 배제하고 인사위원회에서 강경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개인 차원의 일탈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흔들린 조합의 신뢰를 어떻게 회복할지는 지켜봐야겠습니다.

한= 정상 경쟁이 성사됐다고 했던 신반포19ㆍ25차도 문제가 생겼다고요.

이= 지난 10일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가 나란히 입찰제안서를 제출하며 2파전이 성사됐는데, 13일 오전 제안서 개봉 과정에서 포스코이앤씨의 도급계약서 원본이 없어진 것이 확인됐습니다. 도급계약서는 시공사 계약을 위한 핵심 서류로, 누락될 경우 입찰 무효가 될 수 있는 사안이에요. 포스코이앤씨는 유출이 확인된 지 3시간이 지나서야 해당 서류를 다시 가져왔고, 이에 삼성물산은 계약서 원본이 개찰 과정에서 유출된 사실을 확인하는 사실관계확인서에 날인을 제안했습니다. 그러나 포스코이앤씨가 이를 거부하면서 갈등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한= 가장 기본적인 절차와 지침을 어겼는데, 포스코이앤씨는 어떤 입장인가요.

이= 포스코이앤씨는 “입찰 조건 및 제안 내용에는 단 한 건의 변경도 없으며, 제안서와 함께 제출한 PDF 파일과도 일치한다”며 “단순 헤프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도급계약서 위변조 여부를 떠나 서류 유출 행위 자체는 인정한 셈입니다.

한= 며칠간 이뤄진 서울 핵심 사업지 현황을 정리해보면 어느 현장 하나 갈등에서 자유롭지 않네요. 상대원2구역 시공사 공백, 압구정5구역 볼펜 카메라, 성수4지구 조합과 서울시 간 갈등, 신반포19ㆍ25차 서류 유출까지. 사건마다 성격은 달라도 결국 절차와 신뢰가 무너지면 사업도 멈춘다는 사실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 사례로 판단됩니다.


한형용ㆍ이종무 기자 je8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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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형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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