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주식 판 돈, 왜 모레 주나” 의문에…유관기관 ‘속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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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3월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 제공 |
[대한경제=김관주 기자] 주식시장 결제주기 단축(T+1)을 향한 당국의 발걸음이 빨라지는 가운데 노동조합 측은 대통령의 지시 사항일수록 속도전보다 철저한 사전 준비가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다만, T+1과 맞물려 진행될 거래시간 연장에 대해서는 인프라가 구축되기도 전에 추진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선을 그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증권업종 측은 14일 “결제주기 단축과 관련한 문제는 지금부터 준비해 대응하더라도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이기에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며 “대통령께서 언급한 부분이기에 좀 더 준비해 간다면 시급성에 대한 판단을 하고 방안을 마련해 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무분별한 도입에는 반대하지만 금융소비자와 금융투자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면 공감하며 함께 고민하고 만들어 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대통령이 주문한 사안인 만큼 섣부른 도입 대신 명확한 로드맵만 제시된다면 제도 추진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청와대에서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를 주재하며 “주식은 오늘 팔았는데 왜 돈은 모레 주냐”며 현행 T+2 결제 시스템의 지연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이에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국제적 동향을 잘 파악해 절대 늦지 않고 오히려 선제적으로 청산·결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가겠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노조는 거래시간 연장에 대해서는 단호한 전제 조건을 달며 대조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들은 “결제주기 단축 과정에서 거래시간 연장 문제는 원보드 시스템 개발 이후에 준비해 나가는 것이 맞다”고 못 박았다. 핵심 인프라가 갖춰지기도 전에 거래시간부터 늘리는 방식은 본말이 전도됐다는 비판이다.
이처럼 현장에서 철저한 사전 대비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진 가운데 유관기관은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잰걸음에 나섰다.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금융투자협회 등은 이번 달 27일부터 5월1일까지 뉴욕과 런던 현지 실사를 진행하며 로드맵 구체화에 착수할 예정이다. 실사단은 지난 2024년 5월부터 T+1을 시행한 미국의 성공 사례와 오는 2027년 도입을 준비 중인 영국의 추진 전략을 분석해 국내 제도 설계에 반영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이번 유관기관 실사단 파견은 단순한 해외 사례 조사를 넘어 아시아 시장을 향해 한국이 먼저 움직인다는 신호를 보내는 성격이 짙다. 홍콩과 대만 등 주변국의 동반 도입을 유도하려는 전략적 포석인 셈이다. 한국 단독으로 T+1을 도입할 경우, 타임존이 다른 외국인 투자자의 불편을 초래해 오히려 자금 이탈을 부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미국이 북미 인접국과 함께 움직였고 유럽 역시 영국·스위스와 블록을 형성해 도입하는 것처럼 우리도 타임존이 비슷한 아시아 주요국과 보조를 맞춰야 외국인 투자자의 불편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관주 기자 pu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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