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중동 전쟁으로 공급 부족 우려가 큰 의료용 주사기와 주사바늘에 대한 매점매석을 금지하는 고시를 14일부터 전격 시행에 들어갔다. 오는 6월 30일까지 주사기와 주사바늘을 일부러 쌓아놓고 팔지 않거나, 특정 업체에만 몰아줄 경우 엄벌한다는 계획이다. 석유류, 요소수에 이은 세 번째 매점매석 금지로, 수입비중이 60% 안팎에 이르는 중동산 나프타 공급 부족 때문이다.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역봉쇄 속에 양국간 접촉이 재개됐다는 언론 보도는 한가닥 희망을 던지고 있지만, 설사 종전 협상 타결로 해협 운항이 정상화되더라도 시설 복구 등을 거쳐 원활한 나프타 공급까지는 상당기간이 걸릴 것으로 우려된다. 중동산 나프타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는 산업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전략이 필요한 이유다.
우선 시급한 대응은 수입선 다변화다. 중동산 대신에 미국, 아프리카, 동남아 등으로 나프타 조달 경로를 넓히면 호르무즈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다. 다만 대체 물량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원료 다변화는 석유화학 기초물질인 에틸렌과 프로필렌을 나프타가 아닌 에탄과 메탄올에서 확보하는 방안이다. 미국산 셰일가스에 풍부한 에탄은 나프타보다 원가가 낮고 공급 안정성도 높다. 천연가스(LNG) 기반 메탄올도 중국을 비롯해 수입 대상국은 많다. 다만 국내 설비가 에탄과 메탄올 도입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설비전환과 인프라 구축을 위한 중장기 플랜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원료 다변화는 선택이 아니라 산업 생존의 필수조건이 되고 있다.
도시유전으로 대표되는 자원 순환형 공정도 함께 가야할 방향이다. 폐플라스틱을 고온에서 분해해 얻는 재생 나프타에서 에틸렌을 확보하면 새로운 합성수지를 생산할 수 있다. 생산비용이 높아 일부 대기업에서 시도하다 중단했지만 이번처럼 공급위기에선 정책적 지원과 함께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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