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경영 독립성·주주보호 3대 요건 모두 충족해야…이르면 7월 시행
![]() |
| 1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한국거래소는 금융위원회와 공동으로 개최한 ‘중복상장 제도개선 공개세미나’에서 임흥택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상무가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사진=김동섭 기자 |
[대한경제=김동섭 기자] 한국거래소가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영업·경영 독립성과 투자자 보호 요건을 모두 충족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심사 기준을 공개했다.
1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한국거래소는 금융위원회와 공동으로 ‘중복상장 제도개선 공개세미나’를 열고 처음으로 중복상장 제도개선 추진방안을 공개했다. 금융당국과 거래소는 세미나 의견수렴 결과를 반영해 4월 중 규정 개정안 예고를 실시하고, 상반기 중 개정 절차를 마무리해 이르면 7월부터 새 제도를 시행할 계획이다.
이날 임흥택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상무는 “이번 제도 개선의 핵심은 거래소 상장 심사에서 중복상장에 대한 구체적인 심사 기준을 마련하는 데 있다”며 “원칙적으로 중복상장을 금지하되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거래소가 마련한 방안을 보면 심사 대상은 지배회사의 실질적 지배를 받는 종속회사로, 물적분할 후 상장, 현물출자·영업양도로 설립한 자회사, 지주회사 전환 목적의 인적분할 재상장, 현금출자로 신설하거나 인수한 자회사 상장 등을 포함한다.
심사 기준은 영업독립성, 경영독립성, 투자자 보호 세 축으로 운영된다. 영업독립성은 주력 제품·매출처·사업모델의 모회사 의존도를, 경영독립성은 이사회 독립성과 자회사의 자율적 의사결정 여부를 따진다. 투자자 보호는 상장 필요성, 주주 소통 노력, 모회사 일반주주 동의 여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이어 모회사 이사회의 경우 자회사 상장이 일반주주에게 미치는 배당·지분 희석 효과 등을 평가·공시하고 주주 보호방안을 마련해 자회사에 통지할 의무를 부과했다.
이번 방안은 지난 3월18일 대통령 주재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에서 발표된 중복상장 원칙금지 방향의 후속 조치로 마련됐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이날 축사에서 “지배주주가 경영권을 유지하면서 계열사를 확대하는 수단으로 중복상장을 쉽게 이용해 온 반면, 일반주주는 자회사 성장의 성과를 공정하게 향유하지 못하고 주가 디스카운트를 감수했다는 비판이 있었다”며 “상장 이익이 소수에게 집중되는 비대칭적인 중복상장과 전체 주주에게 공정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중복상장을 엄격히 구분해 심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간 중복상장은 모회사 일반주주, 특히 개인투자자의 이익을 침해하는 관행으로 지목되어 왔다. 자회사가 별도 상장되면 모회사 주주는 자회사 의결권과 자회사 이익배당을 모두 잃게 되는데다, 개인투자자의 경우 정보와 대응 수단이 제한적이어서 피해가 집중되는 구조였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이날 나현승 고려대학교 교수의 발표에 따르면 한국의 중복상장 비율은 11.2%로 미국(0.05%), 일본(4.0%), 중국(2.4%)을 크게 웃돌며, 자회사 상장 이후 6개월간 모회사 주가가 평균 10.81%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이번 중복상장 제도 개선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와 투자자 신뢰 회복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다만 이어진 토론에서는 규제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규제 방식을 둘러싼 의견이 엇갈렸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는 “중복상장 시 지배주주를 배제한 일반주주 과반의 동의를 반드시 얻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춘 한국상장회사협의회 본부장은 “상장 동의 여부보다 자회사가 배당할 때 부과되는 현물배당 소득세 등 세금 문제를 먼저 해소해 자회사 이익이 모회사 주주에게 온전히 전달되도록 하는 구조 설계가 근본 대책”이라고 말했다.
김동섭 기자 subt7254@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