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대한경제=김현희 기자] 보험사들이 총 9조원 규모로 추진되는 현대차그룹의 새만금 프로젝트에 투자하면 자기자본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정부보증이 들어간 만큼의 인프라 대출에 대해 위험계수 '0%'로 인정해주는 방안이 추진되는데, 새만금 프로젝트에 신용보증기금 등 정책금융도 참여하기 때문이다.
금융위가 16일 주재한 제 5차 생산적금융 전환을 위한 간담회에 인프라 투자의 큰 손인 교보생명에 이어 삼성생명까지 참여하면서 향후 삼성생명의 인프라 투자가 대대적으로 이어질지 주목되고 있다.
◇ 삼성생명 국내 인프라 투자 '주목'
금융위가 이날 내놓은 은행과 보험업권의 자본규제 합리화 조치의 골자는 보험업계의 인프라 투자 등에 대한 위험계수를 대폭 낮춘 것이다. 신재생에너지와 인공지능(AI) 기반시설 등에 투자할 수 있도록 적격 인프라 범위도 확대해 위험계수를 기존 49%에서 20%까지 낮추도록 했다. 적격 인프라 범위는 도로와 항만, 학교, 상하수도, 발전, 폐기물 처리 등 공공시설 등에 한정됐는데. 이 범위를 민간 사업까지 열어준 것이다. 민간 인프라 사업 중에서도 정부가 첨단전략산업이라고 선정한 신재생에너지, AI 기반시설 등이다.
향후 새만금 프로젝트도 적격 인프라의 범위로 들어가는 만큼 보험사들의 적극적인 투자가 기대되고 있다. 이미 첨단전략산업기금이 참여한 국민성장펀드 투자 1호 대상인 '신안우이 해상풍력 발전' 사업에는 삼성화재가 1000억원의 대출을 추진, 은행들의 투자 규모만큼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 부험부채와 동일한 현금흐름이 보이는 안정적인 장기투자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매칭조정' 제도를 보다 완화해 확정연금의 보험부채를 줄일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그동안 고정금리의 연금보험 부채는 3~5년마다 금리가 변동하는 인프라대출이나 사업과 매칭할 수 없었는데, 국고채 5년물에 1%포인트(p) 추가하는 할인율로 매칭하도록 했다. 보험부채가 100, 인프라대출을 함께 100으로 맞추다가 5년 후에 인프라대출이 110으로 높아지는 구조다. 이렇게 되면 보험부채 100보다 인프라대출 자산이 110으로 높아지기 때문에 보험부채가 회계상 줄어드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생보사들은 지난 2000년 초 고금리 시대에 판매된 확정연금 상품의 역마진으로 골치를 앓고 있었다. 연 5~6%의 확정이율인 만큼 이보다 높은 수익률을 얻어야 역마진을 피한다. 채권운용으로는 더 이상 이같은 역마진을 감당하기 어렵다. 실제로 삼성생명은 지난 2024년 4분기 실적 당시, 유배당 연금보험 3000억원의 손실부담계약비용을 확정했다. 삼성생명의 대체투자는 대부분 삼성SRA자산운용을 통한 국내외 부동산 투자다. 인프라 투자 비중은 극히 적은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삼성생명은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에 맞춰 일부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한다. 삼성생명은 조단위의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한 자금을 다른 곳에 투자해야 하는데, 채권 투자는 향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염두하면 쉽지 않다. 연 5%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대체투자 비중을 늘려야 한다. 지난해까지 대체투자 비중을 15%까지 끌어올리겠다고 했는데, 앞으로는 이 이상 더 끌어올려야 하는 것이다.
삼성생명과 같은 생보사들의 입장에서는 인프라 중심의 대체투자 위험계수를 낮추는 조치가 상당한 효과를 발휘할 전망이다. 삼성생명이 현대차그룹의 새만금 투자 프로젝트에 참여한다면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간의 로봇과 AI 콜라보 사업으로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화재가 은행 투자 규모만큼 신안우이 해상풍력 사업에 참여한 것도 이같은 연장선상인 셈이다.
◇ 은행권 대미 투자프로젝트 참여 발판
은행권은 이번 자본규제 합리화 조치로 한미간 대미 투자프로젝트 참여에 대한 발판을 마련했다. 은행권의 구조적 외화포지션 범위에 은행 해외법인의 순익(이익잉여금)에 이어 해외 현지법인에 대한 지분투자까지 포함시켰다. 구조적 외환포지션은 거래 목적이 없어 환율 변동성에 노출되지 않는 자산으로, 시장리스크 평가에서 제외된다.
단, 은행의 해외법인이나 지점의 이익잉여금은 현지사업에 재투자되는 경우에 한정해서만 시장리스크 평가에서 제외된다. KB국민은행 뉴욕지점이 이익잉여금을 대미투자 프로젝트에 활용한다면 리스크 평가에서 제외된다는 것이다.
앞으로 한화오션의 필라조선소 투자와 현대차·삼성전자의 미국 공장 프로젝트 등이 줄줄이 대기 중인 만큼 국내 5대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대미 투자 프로젝트 참여를 위한 발판이 마련됐다는 분석이다.
은행권의 운영리스크 손실인식도 재발 가능성이 낮은 대규모 손실사건에 대해 3년 이상 지나면 리스크 산출에서 제외되도록 했다. 최근 주택담보인정비율(LTV) 담합과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등 대규모 금융사고들도 향후 이같은 운영리스크 제외 범위에 포함될 전망이다.
김현희 기자 maru@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