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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1분기 ‘역대급’ 매출 52.9조 달성…비수기 잊은 ‘반도체 공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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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4-16 17:28:01   폰트크기 변경      

사진:연합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 TSMC가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인공지능(AI) 투자 열기가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를 압도하며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본격 진입을 알렸다는 평가다.

16일 TSMC가 발표한 실적에 따르면, 1분기 매출은 1조1341억대만달러(약 52조9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5.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5725억대만달러(약 26조7000억원)로 58% 급증하며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돌았다. 전통적으로 비수기로 여겨지는 1분기에도 불구하고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것이다.

이번 실적은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반도체 산업의 구조적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았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미국과 이란 간 긴장 고조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빅테크의 AI 투자 확대가 수요를 견인하며 업황을 지탱했다.

실적을 끌어올린 핵심 요인은 첨단 패키징과 미세 공정의 ‘쌍두마차’다. 우선 AI 가속기 생산에 필수적인 2.5D 패키징 기술인 CoWoS 수요가 폭증하면서 단가 인상 효과가 본격 반영됐다. 엔비디아의 H100과 같은 AI 칩에 적용되는 CoWoS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현재 생산능력을 월 8만~9만 장 수준까지 확대했음에도 불구하고, 연간 물량이 사실상 완판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3나노(N3) 공정 비중 확대도 수익성 개선을 견인했다. 그간 애플 중심이었던 첨단 공정 고객군이 AMD, 인텔 등으로 확대되면서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이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매출총이익률은 66.2%를 기록, 기존 가이던스(63~65%)를 상회하며 압도적인 원가 경쟁력을 입증했다.

TSMC의 ‘나홀로 질주’는 반도체 생태계 전반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선 메모리 업계에는 긍정적인 신호다. AI 가속기 생산 확대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증가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HBM 사업 역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반면 파운드리 경쟁 구도에서는 새로운 균열의 가능성도 제기된다. TSMC의 공급망 과부하가 장기화되면서 일부 고객사들이 대안을 모색할 여지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HBM과 로직칩을 통합 제공하는 ‘SAINT-D’ 턴키 전략을 앞세워 이 같은 틈새 공략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TSMC의 대기 기간에 부담을 느낀 고객사들이 일부 물량을 분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시장에서도 파급력은 뚜렷하다. TSMC 주가 상승에 힘입어 대만 증시 시가총액은 약 4조1400억달러로 확대되며 영국을 제치고 세계 7위 수준으로 올라섰다. 반도체 산업이 국가 경제 위상을 끌어올리는 ‘게임체인저’로 작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이번 실적을 AI 산업의 구조적 성장 신호로 해석한다. 업계 관계자는 “AI 반도체 수요는 단기 사이클이 아닌 장기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며 “차세대 GPU ‘루빈’과 2나노 공정 양산이 예정된 만큼 TSMC의 지배력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삼성전자의 턴키 전략이 실제 수주로 이어질 경우,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경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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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화영 기자
dorothy@d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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