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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조합원들이 과반노조 공식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 |
7개월 만의 ‘폭풍 성장’…12만8000명 중 7만5000명 결집
내달 18일간 총파업 예고 “하루 1조 손실 감수해야”…사측은 가처분 신청으로 맞불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삼성전자의 노사관계가 유례 없는 격변기에 접어들었다.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이하 초기업 노조)가 창사 이래 최초로 ‘과반수 노동조합’ 지위를 공식 선언함과 동시에, 사측을 향해 수십조 원 규모의 손실을 예고하는 초강수 파업 카드를 꺼내 들었다.
초기업 노조는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5일 고용노동부의 확인 절차를 거쳐 법적 근로자대표 지위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조합원 수는 지난해 9월 이전 6000여 명에서 단 7개월 만에 7만5000여 명으로 급증했다. 이는 전체 직원 12만8000명의 과반을 훌쩍 넘긴 수치로, 특히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경우 조합원 비중이 8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노조는 취업규칙 변경 시 합의권과 노사협의회 위원 위촉권을 갖는 강력한 법적 권한을 손에 쥐게 됐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승호 위원장은 과반 노조 선언에 이어 구체적인 투쟁 일정을 공개했다. 노조는 오는 23일 평택사업장에서 최대 4만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결기대회를 열고,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총 18일간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최 위원장은 “18일간 파업 시 설비 백업 등을 고려하면 최소 20조~30조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며 사측을 압박했다. 올해 삼성전자의 예상 영업이익이 300조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파업 시 하루 약 1조원의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계산이다.
국가 경제 타격 우려에 대해서는 “SK하이닉스로 이직한 조합원이 4개월간 200명이 넘는 등 인재 유출이 심각하다”며 “정당한 보상은 소모적 비용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확실한 투자”라고 반박했다.
노조는 최근 불거진 ‘노조 가입 블랙리스트’ 유출 사건에 조합원이 연관된 점을 공식 인정하며 고개를 숙였다. 최 위원장은 “DS 부문의 가입 과열 양상 속에서 일부 조합원이 부서원 가입 여부를 체크하는 잘못을 범했다”며 사측의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한 사측이 제기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과 관련해 “제조·기술 인력은 협정 근로자가 아니며, 비조합원을 우선 배치하는 등 안전 시설에 문제가 없도록 법 테두리 안에서 정당하게 파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과반 노조로서 향후 추진할 3대 핵심 과제로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원천 차단 △조합원 중심 노사협의회 구성 △실질적 처우 개선을 꼽았다. 특히 현재 경제적부가가치(EVA) 기준인 성과급 산정 방식을 ‘영업이익’ 기준으로 변경하여 DX(가전·모바일) 부문 등 적자 취급을 받는 사업부의 처우도 개선하겠다고 선언했다.
최 위원장은 마지막으로 “다음 목표는 입사 시 노조에 자동 가입되는 ‘유니온 샵’ 제도 도입”이라며 삼성전자의 노사 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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