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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변경 안알리고 보험금 청구… 대법 “보험사 지급 의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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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4-19 11:13:30   폰트크기 변경      
“계약해지 무효” 1ㆍ2심 판결 뒤집어

대법 “보험계약 해지권 행사기간은
통지의무 위반 인지 시점부터 계산”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보험계약자가 직업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경우 보험계약 해지권 행사 기간은 보험사가 단순히 ‘위험 증가 사실’을 알았을 때가 아니라, 보험계약자의 통지의무 위반 사실을 알게 된 시점부터 계산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초동 대법원 청사/ 사진: 대법원 제공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A씨의 유족들이 DB손해보험을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단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9일 밝혔다.

2014년 5월 상해사망보험에 가입한 A씨는 직업이 경비원에서 ‘선박 기관장’으로 바뀌었지만, 이를 보험사에 알리지 않았다. 이후 A씨가 2022년 4월 대만 해상에서 선박 조난 사고로 숨지자 A씨 유족들은 그해 6월3일 보험금 1억5000만원을 청구했다.

하지만 보험사는 같은 해 7월13일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고 유족 측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선원의 직무상 선박 탑승 중 사고에 해당돼 보험금 지급 책임이 없을 뿐만 아니라, A씨의 직업이 바뀌었는데도 이를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상법 제652조 1항은 ‘보험기간 중 계약자나 피보험자가 사고 발생 위험이 현저하게 변경ㆍ증가된 사실을 알게 되면 지체없이 보험사에 통지해야 한다’고 규정하면서 이를 게을리하면 보험사가 그 사실을 안 날부터 1개월 안에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재판 과정에서는 보험사가 A씨의 직업 변경 통지의무 위반 사실을 언제 알게 됐는지가 쟁점이 됐다.

1ㆍ2심은 모두 A씨 유족들의 손을 들어줬다.

1심은 “보험사가 A씨에게 면책ㆍ통지의무 약관에 대한 명시ㆍ설명의무를 이행했다고 볼 수 없다”며 “면책ㆍ통지의무 약관은 보험계약 내용으로 포함됐다고 볼 수 없고, 보험금 지급 거절과 통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한 보험계약 해지는 부당하다”고 봤다.

2심도 “보험사는 적어도 유족들이 구체적인 사망 사유를 기재해 보험금을 청구한 2022년 6월3일쯤 A씨의 통지의무 위반 사실을 알았다고 봐야 한다”며 “보험사는 제척기간 1개월이 지난 뒤에야 보험계약 해지를 통보했으므로 해지권 행사는 효력이 없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보험사가 보험금 청구서를 접수받았다는 사정만으로 그 즉시 A씨의 직업 변경 통지의무 위반이 있음을 알게 됐다고 볼 수는 없다”며 1ㆍ2심의 판단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상법 제652조 1항에서 정한 해지권 행사기간은 보험계약자를 불안정한 지위에 처하게 하는 것을 방지하는 취지”라며 “해지권 행사기간의 기산점은 보험자가 계약 후 위험의 현저한 증가가 있는 사실을 안 때가 아니라 보험계약자가 그와 같은 통지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사실을 보험자가 알게 된 날이라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족들은 ‘A씨가 대만 해상에서 선박의 조난으로 익사했다’는 취지의 보험금 청구서를 제출하면서 A씨의 ‘직무 외 1회성 선박 탑승’을 주장했는데, 보험사로서는 A씨 직업이 보험계약 체결 당시의 ‘경비원’에서 ‘선박 기관장’으로 변경됐던 사실조차 쉽사리 알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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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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