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 목적으로 계속ㆍ반복성 갖춘 사업 활동”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고가의 미술품을 계속적ㆍ반복적으로 사고팔아 수익을 얻었다면 기타소득이 아닌 ‘사업소득’으로 보고 세금을 매겨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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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대한경제 DB |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재판장 김영민 부장판사)는 A씨가 “경정 거부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종로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씨는 2018년 일본의 유명 작가인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 ‘호박’을 사들인 뒤 2022년 1월 경매회사를 통해 위탁 판매해 45억여원의 양도차익을 얻었다.
이듬해 A씨는 종합소득세 신고 과정에서 해당 소득을 사업소득으로 신고해 세금을 냈다가, 이를 기타소득으로 봐야 한다며 이미 낸 세금 중 약 15억원을 환급해달라고 청구했지만 세무서가 거부하자 행정소송을 냈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사업자가 아닌 개인 소장가로서 미술품을 양도해 소득세 과세 대상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직접 고객을 유치해 판매한 게 아니라, 경매업체에 위탁 판매해 사업소득이 아닌 기타소득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하지만 법원은 “영리를 목적으로 자기의 계산과 책임으로 계속적ㆍ반복적으로 하는 활동을 통해 얻은 사업소득에 해당한다”며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가 2014~2022년 ‘호박’을 비롯한 미술품 16점을 총 84억여원에 판매한 점 등을 근거로 “개인 소장가가 아니라 ‘미술품 소매업을 영위하는 사업자’로서 미술품을 거래했다”고 봤다.
미술품 소매업을 영위한 기간이나 수익 규모 등에 비춰볼 때 ‘영리 목적성’을 부인하기 어려운 데다, 고가의 미술품이 단기간에 쉽게 거래되기 힘든 점 등을 감안하면 A씨의 미술품 거래 행위는 ‘사업 활동’으로 봐야 한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특히 재판부는 ‘위탁 판매해 사업소득이 아니다’라는 A씨의 주장에 대해서도 “사업소득 여부를 판단할 때 인적ㆍ물적 시설 보유나 직접적인 판매 행위는 필수 요건이 아니다”라며 “위탁 판매 방식을 택한 것은 거래 편의성과 효율성을 고려한 선택에 불과하고, 판매 대금과 이익이 A씨에게 귀속되는 이상 위탁 판매 역시 판매 행위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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