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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10조 노리는 무신사, 패션 플랫폼 넘어 ‘브랜드 콘텐츠 기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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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4-20 10:24:33   폰트크기 변경      

무신사가 인수한 '매거진 B'. /사진: 무신사 

[대한경제=문수아 기자] 무신사가 패션 유통 플랫폼을 넘어 콘텐츠 기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단순 커머스 기업을 벗어나 ‘콘텐츠 큐레이션 플랫폼’으로 평가받아 10조원대 몸값을 인정받으려는 포석이다.

무신사는 20일 브랜드 다큐멘터리 매거진 ‘매거진B’를 발행하는 비미디어컴퍼니의 지분 전량을 인수했다고 밝혔다. 2011년 창간한 매거진B는 프라이탁, 파타고니아, 무인양품, 츠타야, 샤넬 등 100개 브랜드를 한 호에 하나씩 다뤄온 브랜드 전문지다. 창간 당시부터 영문판을 함께 발행해 40여 개국에 170만 부 이상을 판매했고, 2013년 칸 크리에이티브 페스티벌 은사자상을 받으며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업계의 고정 독자층을 확보한 매체다.

앞서 무신사는 국내 패션 비즈니스 전문지 ‘패션비즈’를 운영하는 섬유저널도 사들였다. 데상트코리아 대표 출신 김훈도 대표가 이끄는 관계사 GBGH를 통해 1차 인수하고서 무신사가 17억원 수준에 지분을 재이전받는 구조였다. 섬유저널은 지난해부터 무신사 종속기업으로 편입됐다. 1987년 창간한 국내 전문지에서 15년간 글로벌 브랜드 아카이브를 구축해온 영문 매거진까지, 국내외 패션 미디어 자산을 1년 새 연달아 확보한 셈이다.

무신사가 단기간에 콘텐츠 기업 인수에 속도를 내는 건 IPO에서 목표한 기업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란 해석이 중론이다. 지난해 무신사 거래액은 5조원으로 알려졌는데, 10조원대 시가총액을 목표로 IPO를 준비 중이다. 단순 이커머스 멀티플만으로는 이 평가액에 도달하기 어렵다. 콘텐츠 자산을 통해 소비자가 새로운 브랜드를 발굴ㆍ탐색하는 기능을 더해야 입점 브랜드와의 결속력이 강화되면서 플랫폼 지위가 높아지는 선순환 구조가 완성된다. 글로벌 브랜드가 한국 시장에 진출할 때, 브랜드를 가장 잘 설명할 파트너로 무신사를 선택할 가능성도 높일 수 있다.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콘텐츠로 구독자 락인을 만들어냈듯, 무신사는 브랜드 콘텐츠로 입점사와 고객을 동시에 묶어두는 구조를 그리는 것이다.

패션 플랫폼이 콘텐츠 기업을 인수해 시너지를 내는 전략은 해외에서 이미 입증됐다. 유럽 최대 패션 플랫폼 잘란도는 2022년 6월 스트리트웨어 미디어 ‘하이스노바이어티’ 과반 지분을 인수했다. 당시 잘란도는 2021년 매출이 전년 대비 30% 성장한 104억유로를 기록했지만 2022년 1분기 매출이 정체되며 새로운 성장 엔진이 필요한 국면이었다. 잘란도 공동 창업자 다비드 슈나이더는 인수 당시 “패션은 제품 그 이상이며 문화이자 제품 뒤의 스토리”라고 딜의 배경을 규정했다. 영국 네타포르테는 2014년 자체 매거진 ‘포터(PORTER)’를 창간해 앱 스캔으로 지면에서 바로 구매할 수 있는 ‘쇼퍼블 매거진’을 선보이며 콘텐츠와 커머스 결합 모델의 원형을 만들었다.

관건은 콘텐츠 편집 독립성이다. 플랫폼이 매체를 소유하는 순간 편집 방향이 모회사 입점 브랜드 중심으로 쏠릴 수 있다. 잘란도와 하이스노바이어티 딜의 핵심 거버넌스 조항도 편집 독립성 유지였다. 네타포르테 포터(PORTER) 역시 네타포르테가 취급하지 않는 브랜드도 지면에 등장시켜왔다. 무신사는 인수 이후 매거진B의 편집 방향과 미디어 독립성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조수용 발행인은 창업자로서 매거진B의 글로벌 브랜드화를 지원하고, 김명수 대표와 박은성 편집장 등 기존 구성원이 회사를 계속 이끌어간다.

무신사 관계자는 “매거진B를 미디어를 넘어 하나의 글로벌 브랜드로 키운다는 목표 아래 지식재산권(IP)과 라이선스 사업 등 신사업도 함께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수아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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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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