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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판 짜는’ 인피니언, RISC-V로 SDV 주도권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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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4-20 15:21:28   폰트크기 변경      
중앙 컴퓨팅 전환 속 OEM 설계 중심 재편 대응

2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인피니언 테크놀로지스 기자간담회에서 토마스 뵘 수석 부사장이 RISC-V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인피니언 테크놀로지스 제공


[대한경제=이계풍 기자] 전 세계 차량용 반도체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인 인피니언 테크놀로지스(이하 인피니언)가 ‘RISC-V(리스크 파이브)’를 앞세운 개방형 아키텍처 전략을 공식화했다.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시대로 접어들며 차량의 두뇌가 중앙 집중형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인피니언은 반도체 설계 주도권을 완성차(OEM) 업체에 제공해 맞춤형 차량 혁신을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20일 인피니언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수년 내 RISC-V 기반의 차세대 차량용 마이크로컨트롤러(MCU) 제품군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간 Arm 등 특정 기업의 지적재산권(IP)에 의존해온 방식에서 벗어나, 오픈 소스 기반의 아키텍처를 도입해 설계 유연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RISC-V의 최대 강점은 ‘맞춤형 설계’에 있다. 특정 기업에 종속되지 않아 로열티 부담이 적을 뿐 아니라, 완성차 업체가 원하는 기능을 하드웨어 단계에서부터 직접 반영할 수 있다. 이는 고정된 설계를 사다 쓰던 방식에서 탈피해, OEM이 직접 칩 설계에 관여하며 차량의 특성을 차별화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러한 전략적 변화는 자동차 구조의 근본적인 진화와 맞물려 있다. 과거 자동차는 수십 개의 전자제어장치(ECU)가 곳곳에 흩어져 제각각 작동하는 구조였으나, 미래의 차량은 강력한 중앙 컴퓨터가 모든 데이터를 통합 처리하는 ‘중앙 집중형 구조(Zonal Architecture)’로 바뀐다.

토마스 뵘 인피니언 오토모티브 수석 부사장은 “차량은 이제 바퀴 위의 고성능 컴퓨팅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며 “이러한 통합 구조 없이는 무선 업데이트(OTA)나 인공지능(AI) 기능 확장이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자율주행과 AI 연산은 고성능 프로세서(AP)가, 제동·조향 등 실시간 제어는 고도화된 MCU가 담당하는 이원화 구조 속에서 개방형 아키텍처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

인피니언은 ‘연합군’ 형태로 표준화를 주도하고 있다. 인피니언을 포함해 NXP, ST마이크로, 퀄컴, 보쉬 등 글로벌 반도체 및 부품 강자들이 합작 설립한 ‘퀸타우리스(Quintauris)’를 통해 자동차용 RISC-V 표준을 정립하고 소프트웨어 개발 환경을 통합하고 있다.

또한 인피니언은 ‘가상 프로토타입’ 기술을 도입해 실제 반도체 칩이 나오기 전이라도 소프트웨어를 미리 개발하고 검증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통상 수개월 이상 소요되던 개발 기간을 단축해, 완성차 업체들이 시장 변화에 더욱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최재홍 인피니언 코리아 부사장은 “RISC-V는 향후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표준이 될 것이며, 개방형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 혁신은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계풍 기자 kp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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