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이근우 기자] HD현대가 인도 중앙정부와 손잡고 신규 합작조선소 설립을 본궤도에 올렸다. 정기선 회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인도ㆍ베트남 순방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 가운데, 6조원 규모의 인도 신규 조선소 건립 투자를 공식화했다.
21일 HD현대에 따르면 전날 인도 뉴델리에서 NSHIP TN, 사가르말라 금융공사(SMFCL)와 신규 조선소 설립 투자에 필요한 핵심 인프라 구축 및 합작법인(JV) 설립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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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기선 HD현대 회장(뒷줄 맨 오른쪽)과 김형관 HD한국조선해양 대표(앞줄 맨 오른쪽)가 지난 1월 인도 뉴델리 총리 관저에서 열린 글로벌 에너지 리더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인도 총리실 홈페이지 |
NSHIP TN은 인도 중앙정부 산하 VOC 항만청이 주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이다. 향후 인도 정부의 지원 정책과 각종 인센티브를 집행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번 협약으로 기존 타밀나두 주정부 수준이던 협력 범위를 중앙정부로까지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앞서 HD현대는 작년 12월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와 신규 조선소 건설 관련 MOU를 맺었으며, 올 1월 ‘글로벌 에너지 리더 라운드테이블’에서 정 회장이 직접 모디 총리와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수개월의 협상 끝에 이번 중앙정부 참여로 사업 구조가 한층 구체화된 것이다.
HD현대는 이번 협력으로 NSHIP TN, SMFCL이 조성하는 ‘조선투자펀드’와 함께 합작 조선사를 세우고, 최대주주로서 조선소 운영 전반을 총괄하게 된다.
인도 정부는 신규 합작조선소 가동 전 자국 내 초도 물량을 HD현대 국내 조선소에 발주하고, 자국 인력을 파견해 건조 노하우를 전수받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현지 인력이 향후 신규 조선소 설립ㆍ운영에 직접 참여해 연착륙을 돕는 구조다.
HD현대 관계자는 “이번 협약은 양국간 조선 산업 협력이 사업화 단계로 진입했음을 의미한다”며 “현지 시장 진출을 통한 신규 물량 확보와 새로운 사업 모델 구축은 국내 기자재 협력사들의 해외 판로 개척을 통해 상생 기반도 더욱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현지에서는 새 조선소 투자 규모가 40억달러(한화 5조9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인도 정부가 20년 내 세계 5위권 조선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해양 암릿 칼 비전 2047’을 내걸고, 이미 2036년까지 275척의 발주가 잡힌 상황이라 추후 대규모 선박 수주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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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기선 HD현대 회장(왼쪽에서 두번째)이 지난달 25일 베트남 중남부에 위치한 HD현대에코비나를 찾아 현장 설비와 안전 시설물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HD현대 제공 |
한편 정 회장은 인도를 비롯한 글로벌 사우스 시장 공략을 위해 분주한 행보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도 필리핀과 베트남을 잇달아 방문하며 해외 생산 거점화 전략을 직접 챙긴 바 있다.
정 회장은 지난달 초 HD현대필리핀 직원 기숙사 신축 현장과 조선소 야드를 둘러봤으며, 같은달 말에는 HD현대베트남조선-HD현대에코비나를 찾아 공장설비 및 안전시설을 점검하고 직원들을 격려했다.
베트남의 경우 중국 저가 공세를 꺾을 원가 경쟁력에 중점을 둔 전초기지로, 필리핀은 미 해군을 위한 함정 유지ㆍ보수(MRO) 사업을 수행하는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이에 필리핀 조선소는 연간 4척인 건조 능력을 2030년까지 10~12척으로 3배가량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베트남 조선소는 현재 연간 15척 수준에서 2030년 23척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근우 기자 gw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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