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동섭 기자] 중동 전쟁 장기화로 금리인하 기대감이 감소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미국 채권을 대규모로 처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1~20일 개인의 미국 채권 순매도 규모는 약 4억6664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2월 2억5735만달러 순매수에서 3월 1억6627만달러 순매도로 전환한 데 이어, 4월 들어 순매도 규모가 전월 대비 3배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국내 투자자들은 지난해 12월부터 미국 채권을 사들이는 흐름을 이어오다 지난달부터 매도로 전환했다. 보관 잔액은 올해 들어 1월 194억1000만달러, 2월 186억9000만달러, 3월 170억3000만달러, 이달 20일 기준 159억6000만달러 등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중동 분쟁 장기화로 국제유가 변동성이 커지고 물가 상승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채권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는 특징이 있다. 이어 전쟁 비용 증가에 따른 재정 부담 확대와 미 국채 수급 불안도 시장 경계심을 키우고 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전쟁 위험 완화는 안전자산보다 위험선호 심리를 자극할 수 있어 2월 말 기록한 미 10년물 3.9%대 회복이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박준우 하나증권 연구원은 “견조한 경제지표와 증시의 빠른 회복세를 고려하면 경기 둔화보다는 양호한 성장 전망으로 금리가 재차 오를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한때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종전 기대감 속에 80달러대로 내려온 점은 미국 채권시장에 긍정 요인으로 덧붙였다. 유가 하락이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로 이어지면 금리 하락 여지가 생겼다는 것이다.
한편, 하나증권은 국내 채권의 경우 선제 금리인상 우려 완화를 근거로 투자의견 ‘축소’에서 ‘중립’으로 상향했다. 신현송 한은 총재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중동 충격이 일시적이라면 통화정책 대응 필요성이 제한적이라고 언급한 점을 반영했다.
다만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신 후보자 발언이 시장의 인상 우려를 진정시키기엔 부족했다”며 “여러 조건부이긴 하나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게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김동섭 기자 subt7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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