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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만 하는 전기차 옛말…주요국 V2G 상용화에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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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4-22 09:13:12   폰트크기 변경      

영국은 충전요금 ‘0원’ㆍ일본에선 재난 대응

네덜란드 도시 실증ㆍ캘리포니아 정전 대비

현대차그룹 제주서 실증…정부는 제도 정비


현대차그룹의 제주도 V2G 실증 서비스 현장에서 전기차들이 양방향 충전기에 연결돼 실제 충·방전을 통해 전력을 주고 받고 있다.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전기차를 단순 이동수단이 아닌 에너지 인프라 핵심 자산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세계 각국에서 확산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와 전력망을 연결해 전력을 양방향으로 주고받는 V2G(Vehicle to Grid) 기술이 그 중심이다.

22일 완성차 업계 등에 따르면 영국, 네덜란드, 미국, 일본 등 주요국이 V2G 상용화를 위한 제도 정비와 실증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V2G는 전력 수요가 적은 심야에 전기차를 충전하고, 전력 소비가 집중되는 피크 시간대에 차량 배터리의 전력을 전력망에 되돌려주는 방식이다. 전력 수급 균형과 전력망 안정화에 기여하고, 차주는 충전요금 감면이나 전력 판매 수익 등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영국이 상용화에 가장 앞섰다. 에너지 기업 옥토퍼스 에너지는 지난해 전기차 리스와 V2G 충전기 설치, 요금제를 하나로 묶은 상업용 패키지를 출시해 소비자 진입 장벽을 크게 낮췄다. 차주가 충전기에 일정 시간 이상 차량을 연결하면 충전요금을 전액 면제해주는 구조다. 전기요금이 높은 영국 현지에서 큰 호응을 얻는다.


네덜란드는 유럽 최초로 도시 단위 V2G 실증에 나섰다. 건물의 35%에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 낮 시간대 전력 과잉이 빈번한 위트레흐트시에서 전기차와 V2G 충전소, 태양광 시스템을 유기적으로 연결한 ‘위트레흐트 에너자이즈드’ 프로젝트를 운영 중이다.


산불과 폭염으로 정전 위험이 상시화된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전기차를 지역 전력망과 연계한 비상 전력 복구 실증이 진행 중이다. 2035년 약 1400만대로 전망되는 캘리포니아 내 전기차를 모두 활용하면 전 가정에 3일간 전력을 끊김 없이 공급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일본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V2G의 재난 대응 가치에 일찍이 주목해왔다. 2024년 노토 지진 당시에는 피해 지역에 전기차를 투입해 피난소와 병원 등에 비상 전력을 공급했으며, 정부 구매보조금 평가 기준에도 지자체와의 재난 협력 협정 체결 여부를 반영한다.

국내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선도적으로 움직인다. 지난해 12월부터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은 제주도에서 아이오닉9, EV9 등 전기차 55대를 투입해 충전 인프라와 전력 계통 연계 안정성을 검증하고 있다.

제도 기반 마련도 본격화됐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주도로 출범한 ‘V2G 민ㆍ관 협의체’에는 중앙ㆍ지방정부와 전력기관, 자동차ㆍICT 기업, 학계 등이 참여해 요금ㆍ정산 체계와 법령 개선, 기술 표준 등을 포괄하는 중장기 로드맵을 논의하고 있다. 다만 현행 제도상 전기차는 전력시장 참여 주체나 분산에너지 자원으로 명확히 규정돼 있지 않아 법적 기반 정비가 선결 과제로 꼽힌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지난달 제주 대통령 타운홀 미팅에서 V2G 확대를 7대 혁신 프로젝트 중 하나로 제시하며 과감한 변화를 예고했다.

업계 관계자는 “시범 서비스와 함께 제도 설계의 속도를 높여야 V2G 상용화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며 “상용화가 실현되면 전기차 전환 가속화는 물론 국가 에너지 전략 자산 확충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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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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