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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13억원과 68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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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4-27 10:19:22   폰트크기 변경      

[대한경제=정회훈 기자] 그야말로 반도체 세상이다. 최근 어느 모임에 가든지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주식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백만닉스, 이십만전자 등 주가 흐름에 따라 별칭도 생겼다.

실제 글로벌 AI(인공지능) 바람을 타고 두 회사는 사상 최대의 실적을 구가하고 있다. 덕분에 우리나라 수출과 무역수지도 매월 역대급 실적을 내고 있다. 두 기업이 코스피 전체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넘는다고 하니, K-경제는 ‘삼전닉스(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떠받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식으로 시작한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성과급으로 이어진다. 특히 SK하이닉스 임직원이 받게 될 성과급이 1인당 최대 13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증권가 전망은 입을 떡 벌어지게 한다. 노사 합의를 거쳐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기로 한 게 근거다. 글로벌 투자은행 맥쿼리증권은 SK하이닉스의 내년 영업이익을 447조원까지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코스피 상장사 전체의 영업이익(276조원ㆍ추정)을 훨씬 웃돈다.

자극을 받은 삼성전자 노조는 SK하이닉스처럼 성과급 상한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파업도 불사할 태세다.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 전망치가 최대 300조원에 달한다고 볼 때 노조의 요구가 관철되면 삼성전자 임직원이 손에 쥐는 성과급 또한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에 육박하는 뭉칫돈을 한 해에, 그것도 연봉에 얹혀서 받으니 일반인 입장에선 부러울 따름이다. 집 한 채를 마련하려고 10∼20년을 허리띠를 졸라매고 영끌 대출까지 해야 하는 처지에서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도 상당할 것으로 짐작된다. 그래선지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성과급을 국민과 나눠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2027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할 최저임금위원회 제1차 전원회의가 지난 21일 열렸다. 이번엔 기존의 최저임금액 결정 단위와 업종별 구분에 더해 도급제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여부까지 심의 대상에 포함되어 난항이 예상된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최저임금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플랫폼, 프리랜서, 특수고용노동자에게도 최소한의 보편적 안전망이 작동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뭐니 해도 가장 큰 관심사는 최저임금 수준이다. 1만1000원이라는 상징적인 선을 넘으려면 올해 1만320만원에서 6.6%(680원) 올라야 한다. 달성 여부는 만만치 않다. 이재명 정부 1년차인 지난해 노동계에선 14.7% 인상을 요구했지만, 결국 전년 대비 2.9%(230원) 오르는 데에 그쳤다.

돌아가는 상황 또한 낙관적이지 않다. 코로나19,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거치며 안 그래도 치솟은 물가에 최근 중동전쟁까지 터지면서 국가 경제를 옥죄고 있다. 소비자도 죽을 맛이지만, 생산자도 그로기 생태로 내몰리고 있다.

최저임금 1만1000원 돌파에 필요한 680원을 연간으로 계산하면 170만5440원(주 40시간ㆍ월 209시간 기준)이다. 이를 반영한 최저연봉은 올해 2588만2560원(월 215만6880원)에서 2758만8000원이 된다.

연봉과 별도인 성과급 13억원과 연봉 170만원 인상. 코스피 6000시대에 씁쓸한 단면이다.

경제부장 hoo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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