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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스커피의 아버지, 조필제 전 동서식품 부회장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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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4-22 11:15:54   폰트크기 변경      
엔지니어 출신으로 동서식품을 기술 기반 커피기업으로 전환시켜

[대한경제=문수아 기자] ‘믹스커피의 아버지’로 불리는 조필제 전 동서식품 부회장(사진) 이 지난 20일 별세했다. 향년 101세.

1925년 경남 함안에서 태어난 조 전 부회장은 1950년 서울대 항공조선과를 1회로 졸업하고 대한조선공사에 입사하며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국내 최초 철강선 '한양호' 건조에 참여한 그는 이후 제일모직, 새한제지, 제일제당 등 주요 기업의 공장 건설 프로젝트에 잇따라 합류하며 산업 현장에서 경력을 쌓았다.

그가 커피와 인연을 맺은 것은 1974년 동서식품 부사장으로 영입되면서부터다. 기술 부문을 총괄한 그는 인천 부평에 식물성 크리머 '프리마' 대량생산 체계를 구축했다. 이어 1976년에는 커피와 크리머, 설탕을 최적 비율로 배합한 일체형 '커피믹스'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뜨거운 물만 부으면 마실 수 있는 이 제품은 커피를 다방과 원두 중심의 기호식품에서 가정과 사무실의 일상 소비재로 바꿔놓은 기점이 됐다.

1978년에는 냉동건조 공법을 도입해 커피 본연의 향을 보존하는 기술로 '맥심' 개발에 착수했다. 1980년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 뒤 맥심을 국민 커피 반열에 올렸고 1982년부터 1986년까지 부회장을 지냈다. 1983년 동서기술연구소를 세워 R&D 기반을 다졌으며 프리마 동남아 수출 등 사업 다각화에도 힘썼다.

조 전 부회장이 설계한 프리마-커피믹스-맥심으로 이어지는 제품군은 반세기 동안 동서식품의 핵심 포트폴리오로 이어지고 있다. 해외가 원두·캡슐 중심으로 재편되는 사이 한국 시장에서 '믹스커피'라는 독자적 상품이 성장한 데는 그가 주도한 표준화된 생산기술과 대량 유통 체계가 토대가 됐다. 순수 식품업 출신이 아닌 중공업 엔지니어 출신으로서 동서식품을 기술 기반 커피기업으로 전환시킨 설계자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고인은 2017년 펴낸 회고록에서 "품질관리 담당 사원이 커피, 프리마와 설탕을 한꺼번에 배합해 물만 타면 간편하게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방법이 없을지 단순한 생각을 한 것이 시발점이 돼 곧 개발에 들어갔다"며 "아쉬운 점은 그때 커피믹스라는 상표등록을 못 했다는 점"이라고 회고했다.

유족으로는 아들 조준형(전 동서식품 전무)씨 등이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5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3일 오전 8시다. 장지는 경남 함안 선영이다.

문수아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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