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증거수집 절차 결과 왜곡…실체 판단 아냐” 반박
“이그니오, 글로벌 IB 보고서 기반 가격 책정…적법 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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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풍빌딩./사진: 영풍 제공 |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고려아연과 경영권 분쟁 중인 영풍이 23일 국내외 소송 두 건에서 연이어 유리한 판결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30부는 이날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와 경제개혁연대가 영풍 전현직 임원들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을 전부 기각했다. 원고 측은 영풍이 환경부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은 사실을 근거로 임원들의 선관주의의무ㆍ감시의무 위반을 주장했으나, 법원은 구체적 위법행위가 특정되지 않았고 회사에 실질적 손해가 발생했다는 점도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영풍에 따르면 석포제련소에는 2019년 이후 약 5400억원의 환경개선 투자가 이뤄졌으며, 차수벽ㆍ지하수 차집시설, 폐수무방류시스템(ZLD) 등을 단계적으로 구축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물환경정보시스템 기준 2026년 2월 석포제련소 하류 하천에서 카드뮴ㆍ납ㆍ비소 등 주요 중금속이 검출한계 미만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앞서 물환경보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형사사건에서도 1ㆍ2심 무죄 선고 후 2025년 7월 확정된 바 있다.
미국에서도 영풍에 유리한 결정이 나왔다. 미국 제2연방순회항소법원은 22일(현지시간) 고려아연 측 미국 계열사 페달포인트가 제기한 항소를 전면 기각하고, 영풍의 증거개시(디스커버리)를 허용한 1심 결정을 유지했다. 이에 따라 영풍은 이그니오 인수 관련 페달포인트의 내부 문서 제출과 관계자 증언 확보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영풍에 따르면 이그니오는 2021년 설립된 전자폐기물 재활용업체로, 고려아연이 2022년 약 5800억원에 인수했다. 영풍은 인수 당시 이그니오가 완전자본잠식 상태였고, 초기 출자 자본금(약 275만달러·약 33억원) 대비 약 100배에 달하는 가격에 거래가 이뤄져 매도자 측에 과도한 이익이 돌아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영풍 관계자는 “항소심에서도 고려아연 측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핵심 증거 확보의 장애가 사실상 제거됐다”며 “이그니오 투자의 의사결정 근거와 거래 구조의 타당성을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같은 날 입장문을 통해 “영풍 측이 미국 법원의 증거수집 절차 결과를 왜곡ㆍ과장하며 기업가치를 훼손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고려아연은 “항소심 판결은 연방법 제1782조에 따른 1심 재량이 적절했는지만 검토한 것이지 실체적 내용에 대한 판단이 아니다”며 “수집된 증거가 한국 법원에서 증거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지는 별개 문제”라고 강조했다. 또한 수집 문서에 법원의 보호명령(Protective Order)이 적용돼 있어 한국 소송 입증 외 목적으로의 사용은 엄격히 금지돼 있다고 덧붙였다.
고려아연은 이그니오 인수 당시 글로벌 대형 투자은행(IB)의 기업가치 보고서를 토대로 가격이 책정됐으며, 장형진 영풍 고문도 당시 페달포인트 설립 및 유상증자 결정에 찬성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페달포인트가 이그니오 인수 이후 스크랩 메탈 트레이딩 업체 캐터맨과 폐IT자산 회수 기업 MDSi 등을 연이어 인수해 자원순환 밸류체인을 구축했으며, 지난해 연간 첫 흑자를 달성하는 등 안정적 성장세에 있다고 밝혔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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