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다운 사태까지 벌어지며 삐걱
협상 앞둔 전국 건설현장 ‘비상’
“회전당 8만원 넘게 결정돼
레미콘 단가 협상도 난항 우려”
[대한경제=서용원 기자]올해 레미콘 운반비 협상이 첫 단추부터 파열음을 냈다.
대전 지역 운반비가 1회전(운송)당 6% 가까이 오르며 타결된 가운데, 이 과정에서 전면 파업이라는 셧다운 사태까지 벌어지며 당장 협상을 앞둔 수도권 등 전국 건설 현장에 비상이 걸렸다.
![]() |
| 서울의 한 레미콘 믹서트럭에 운반비 인상을 요구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 서용원기자 anton@ |
23일 레미콘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대전지역 레미콘 제조사들과 한국노총 전국레미콘운송노동조합(운송노조)은 대전지역 레미콘 운반비를 1회전당 8만1000원으로 합의했다. 기존 7만6500원에서 4500원(5.88%) 인상된 수치다. 반영 시기는 다음달부터 1년간이다.
레미콘 업계는 이번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운송노조가 수도권(서울ㆍ경인) 레미콘 업체에 운반비 협상 공문을 2차례 발송하며 협상을 요청하는 가운데, 대전 사례가 바로미터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서울(천마ㆍ신일) 기준 평균 4.5%(3300원), 대전은 4.8%(3500원)로 비슷한 수준으로 인상됐다.
문제는 협상의 과열이다. 대전지역 레미콘 제조사들과 운송노조는 한 달여간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고, 결국 지난 21일 운송노조가 전면 파업에 돌입하면서 지역 전 현장 레미콘 타설이 중단됐다. 당일 저녁 협상이 급속히 진행되며 하루만에 사태는 일단락됐지만, 첫 협상부터 파업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전국 단위 협상 역시 진통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레미콘 제조사들은 한계에 달했다고 호소한다. 한국레미콘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레미콘 출하량은 9600∼9800㎥수준으로 전망된다. 직전 전망치인 9300만㎥보다는 다소 높은 수치지만, 십여년만에 1억㎥ 밑으로 떨어지며 레미콘 공장 평균 가동률은 14%대로 내려앉았다. 여기에 전쟁 여파로 유류비 부담까지 커진 상황에서 운반비 인상 요구까지 더해지며 수익성 압박이 심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레미콘 제조사 관계자는 “지난해 레미콘 단가는 인하된 반면 운반비는 지속 상승해 경영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레미콘 제조사가 없으면 믹서트럭도 없는 것인데, 같이 상생하는 방안을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운송노조 관계자는 “운반비 인상금액이 많은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레미콘 단가가 낮은 것”이라며 레미콘 단가 인상을 통해 구조적으로 운반비 부담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건설업계도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건설업계는 부산, 울산, 대전, 아산ㆍ천안, 창원ㆍ마산 등 주요 지역의 단가협상을 앞두고 있는데, 지난해 레미콘 단가가 인하한 만큼 올해 레미콘 단가에 운반비 인상분을 일부 반영해주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대전지역에서 운송노조 파업으로 건설현장이 셧다운된 데 이어 예상보다 큰 폭의 인상이 결정되면서 현장 차질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대전지역 운반비를 회전당 8만원 수준으로 예상했지만, 이를 넘는 수준으로 결정돼 레미콘 단가 협상에도 난항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대전지역 운반비 인상분을 단가에 반영해주는 대신 절대로 현장이 멈추는 일이 없도록 요청했지만, 제조사들의 소극적인 대처로 현장 파업이 발생했다”며 “일부 건설사들은 협상 파기까지 강력히 요구하는 상황인 만큼, 대전지역 단가 협상이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서용원 기자 anton@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