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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수익성 신기원] ③“HBM보다 더 귀한 몸”…‘미운 오리’ 낸드의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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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4-24 05:00:11   폰트크기 변경      

SK하이닉스가 양산하는 321단 QLC 낸드 /사진:SK하이닉스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2023년 조 단위 적자의 주범으로 지목되며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던 낸드플래시가 완전히 다른 산업으로 돌아왔다. 인공지능(AI) 패러다임이 ‘학습(Training)’에서 ‘추론(Inference)’으로 이동하면서, 데이터 저장을 담당하는 낸드의 전략적 가치가 급격히 재평가되고 있다.

23일 SK하이닉스는 2026년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말까지 국내 낸드 생산량의 50% 이상을 321단 제품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76단에서 321단으로의 공정 전환을 통해 비트 생산량을 극대화하고, AI 스토리지 수요 확대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낸드 가격은 전 분기 대비 40% 이상 급등했고, 일부 범용 제품은 50% 프리미엄이 형성되며 D램 상승폭을 앞질렀다.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기업용 SSD(eSSD) 수요가 폭발하면서, 고용량·고부가 제품 위주의 공급 구조가 빠르게 자리 잡은 결과다.

대형 언어모델 학습 중심이던 AI 시장이 실시간 추론 서비스로 확장되면서, 데이터 저장·호출 빈도가 급증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HBM이 ‘연산용 메모리’라면, 낸드는 ‘데이터 저장 인프라’로서 필수 축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KV캐시 등 추론 과정에서 필요한 대용량 데이터 저장 수요가 늘어나며 낸드의 전략적 중요성이 급격히 부각됐다.

이에 따라 수익성 지표 역시 급격히 개선되고 있다. 증권가는 2026년 낸드 영업이익률이 2025년 대비 2~3배 수준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고, 일부 리포트에서는 2분기부터 낸드 수익성이 HBM을 추월할 수 있다는 공격적인 전망까지 제기됐다. HBM이 높은 마진에도 불구하고 공정 난이도와 수율 이슈로 공급 확대에 한계가 있는 반면, 낸드는 가격 상승과 출하량 증가가 동시에 나타나는 ‘볼륨+판가 상승’ 구조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시장에서도 이러한 변화는 이미 감지된다. 낸드 현물 가격은 단기간에 최대 80% 가까이 급등했고, 고성능 SSD 제품 가격 역시 수개월 만에 수배 이상 뛰는 등 ‘품귀’ 현상이 현실화되고 있다.

공급 전략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주요 업체들은 감산 기조에서 벗어나 낸드 증설과 공정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시안과 다롄 공장 등 기존 거점을 활용한 캐파 확대와 함께, 차세대 고단 낸드 전환 투자가 병행되는 양상이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컨콜에서 “176단에서 321단으로의 전환은 생산성 측면에서 매우 유의미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2분기 낸드는 321단 기반 제품과 엔터프라이즈 SSD 판매 확대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10% 중반 수준의 출하 증가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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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화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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