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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美 로비로 韓정부 압박, 사실무근”…과징금ㆍ동일인 지정 앞두고 정면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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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4-24 12:01:48   폰트크기 변경      

[대한경제=문수아 기자] 쿠팡이 미국 행정부ㆍ의회 대상 로비를 통해 한국 정부를 압박했다는 주장을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지난해 말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과징금 부과와 김범석 쿠팡Inc 의장의 동일인 지정 결정을 앞두고 미 행정부가 김 의장의 신변 안전 보장을 한미 외교안보 고위급 협의와 연계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쿠팡Inc가 공식 제출한 1분기 보고서에 기재된 미 행정부 대상 로비 지출액은 109만 달러(약 16억원)로 파악됐다. 이를 두고 각종 규제와 처벌을 빠져나가기 위해 한미 외교 관계를 지렛대로 삼으려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쿠팡은 강하게 부인했다. 쿠팡은 입장문을 통해 “쿠팡이 미국 행정부와 의회 로비를 통해 한국 정부를 압박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특히 안보 관련 논의가 있었다는 주장은 명백한 거짓”이라고 밝혔다. 이어 “로비공개법(LDA)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의 로비 활동은 한국ㆍ대만ㆍ일본 등과의 투자ㆍ무역 확대, 한국인 전문직 비자 확대 등 양국 간 경제적 협력에 관한 내용이며 안보 사안은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출액 규모 자체가 과도하지 않다는 점도 강조했다. 쿠팡 측은 “미국 내 기업들과 한국의 주요 기업들은 합법적인 로비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며 “미국 주요 기업들의 로비 지출액은 쿠팡보다 3~4배 높고, 한국의 주요 대기업들과 비교해도 쿠팡의 지출액은 낮은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정면 반박에 나선건 쿠팡이 전방위적 규제 국면을 맞딱뜨렸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르면 이번 주 쿠팡의 동일인 변경 여부를 포함한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과징금 규모도 지난해 SK텔레콤에 부과된 약 1348억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어느 쪽이든 결정이 내려지면 쿠팡 지배구조와 사업 운영에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문제가 되는 대목은 동일인 지정 여부다. 쿠팡은 그간 쿠팡 주식회사를 동일인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근거는 두 갈래다. 미국 국적자인 김 의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하는 것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상 최혜국 대우 의무 위반 소지가 있으며, 미국 상장기업에 대한 이중 규제라는 논리다. 쿠팡은 “외국계 기업에 대한 형평성 논란과 함께 중장기적으로 외국 자본 유치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사우디 아람코 자회사가 지분을 보유한 에쓰오일이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받은 전례도 근거로 들었다.

반면 김 의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공정거래법이 국적이 아니라 실질 지배력을 기준으로 삼는다는 취지에 비춰볼 때 차등의결권(Class B)을 통해 70%를 웃도는 절대적 의결권을 행사하는 김 의장이 실질 지배자라는 지적이다. 최근 김 의장의 동생 부부가 수년간 쿠팡으로부터 약 140억원 상당의 급여를 받은 사실이 확인되면서 친족 경영 참여가 없다는 쿠팡의 기존 설명과 배치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다만, 동일인 지정이 사실상 규제로 작용하면 오히려 관리감독 사각지대를 넓힐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쿠팡은 설립 단계부터 미국 델라웨어 법인 쿠팡Inc가 한국 쿠팡 지분 전량을 보유하는 구조다. 동일인 지정 이후 의사결정 축을 미국 본사로 옮길 경우 공정위의 실효적 감독 범위가 오히려 좁아질 수 있다.

문수아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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