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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24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다. / 사진=연합 제공 |
[대한경제=김관주 기자] 국내 증시의 대장주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출격이 다가온 가운데 시장에서 이른바 ‘ETF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현재 금융당국이 ETF 시장의 과열을 막겠다며 자산운용사의 수수료 인하 경쟁에 제동을 걸고 있어서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우량주식을 기초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및 곱버스(2배 인버스) ETF 총 16종은 다음 달 22일 동시 상장될 전망이다.
앞서 삼성·미래에셋·한국투자·KB·키움·하나자산운용 등 6곳은 이달 초 한국거래소 사전 수요 조사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각각의 레버리지 ETF만 출시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바 있다. 이는 반도체 업황의 장기 우상향에 베팅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신한자산운용과 한화자산운용은 레버리지와 곱버스를 동시에 상장하는 양방향 전략으로 틈새를 노린다. 신한자산운용은 홍콩 증시에서 SK하이닉스 2배 ETF의 운용 규모가 삼성전자를 압도한다는 수요 데이터를 반영해 SK하이닉스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이와 달리 한화자산운용은 국민주가 가진 상징성과 대기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 삼성전자를 기초자산으로 한 양방향 ETF 구조를 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각 자산운용사의 라인업 윤곽이 드러나면서 시장의 시선은 수수료로 쏠리고 있다. 기초자산이 단 두 종목으로 제한돼 상품 간 차별화가 사실상 불가능해지자 후발 주자나 중소형 자산운용사가 대형사로의 자금 쏠림을 막기 위해 최저 보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실제로 일부 중소형사는 마진을 최소화한 2bp(1bp=0.01%포인트(p)) 수준까지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금융당국은 ‘자산운용사 간의 과도한 보수 인하 경쟁을 지양하라’는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자산운용사에 통보한 신규 펀드 심사 관련 지침도 같은 맥락이다. ETF를 새로 내거나 기존 상품의 수수료 인하를 추진하는 자산운용사는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기 전 미리 보수 수준을 보고해야 한다며 허들을 높였다.
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의 이러한 개입이 과거 휴대폰 보조금 상한을 강제해 소비자 혜택을 앗아간 단통법 사태와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한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후발 주자가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수수료를 낮추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시장 논리”라며 “금감원이 과당경쟁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개입하면서 사실상 대형사가 수익성을 유지하며 점유율까지 수성할 수 있는 유리한 판이 짜여진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모든 상품의 보수가 높은 수준에서 굳어지는 제2의 단통법 사태가 벌어질까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김관주 기자 pu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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