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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물량과 선점’ vs SK ‘최신 공정과 효율’…엔비디아 ‘베라 루빈’ 두고 격돌
엔비디아, HBM 이어 LPDDR까지 ‘블랙홀’ 흡수…모바일 업계 수급 비상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성능은 기본, 이제는 전기를 아껴라.”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절대 강자’ 엔비디아가 새로운 숙제를 던졌다. 학습에 집중하던 AI가 실전 서비스(추론)에 본격 투입되면서, ‘전기 먹는 하마’가 된 데이터센터의 전력 고지서가 임계점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할 구원투수로 등장한 것이 바로 ‘소캠(LPCAMM)2’다.
기존 서버 메모리(DDR5)는 복잡한 구조 탓에 전력 누수가 컸다. 반면 소캠2는 스마트폰에 쓰이던 저전력 D램(LPDDR)을 서버용으로 재설계해 CPU에 밀착시켰다. 전력 효율은 75% 이상 개선됐고, 데이터 대역폭은 2배 넓어졌다.
엔비디아는 올해 하반기 출시될 차세대 플랫폼 ‘베라 루빈’에 소캠2를 전격 채택하기로 했다.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차세대 베라 CPU에는 4개의 LPDDR5X를 결합한 소캠2 모듈 8개가 탑재된다. 엔비디아가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이어 LPDDR 시장까지 집어삼키는 거대 포식자로 부상하면서, 내년에는 전 세계 LPDDR 수요의 약 72%가 엔비디아로 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 삼성 ‘압도적 생산능력’ vs SK ‘한 세대 앞선 공정’
소캠2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전략은 선명하게 갈린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업계 최초 소캠2 양산을 선언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10나노급 5세대(1b) 공정을 기반으로 엔비디아에 샘플을 가장 먼저 공급하며 표준 주도권을 확보했다. 업계에선 “초기 시장의 거대한 물량을 감당할 곳은 삼성뿐”이라며, 압도적 생산 능력을 앞세운 표준 주도 전략을 높게 평가한다.
후발주자인 SK하이닉스는 ‘기술적 우위’로 맞불을 놨다. 지난 20일 양산을 발표한 SK의 제품은 업계 최신 공정인 10나노급 6세대(1c)를 적용했다. 삼성보다 한 단계 앞선 공정이다. HBM 시장에서 쌓아온 고대역폭·고집적 기술력을 바탕으로 소캠2에서도 효율과 성능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전략이다. 최근 192GB 제품 양산에 돌입하며 엔비디아 차세대 플랫폼에 맞춘 설계를 내세운 것도 이 같은 접근의 연장선이다.
여기에 미국 마이크론도 33% 더 높은 용량(256GB)을 앞세워 틈새시장을 공략하면서, 메모리 빅3 간의 ‘소캠2 삼국지’가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변수는 엔비디아의 ‘블랙홀급 수요’다. 엔비디아는 HBM에 이어 LPDDR까지 대규모로 흡수하며 시장 구조를 뒤흔들고 있다. 이 여파로 모바일 업체들까지 LPDDR 확보 경쟁에 뛰어들면서 전반적인 D램 수급 긴장과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지는 모습이다.
◇ HBM+소캠2 이중 구조로 재편… 차세대 LPDDR6 시대 예고
업계는 소캠2의 등장이 단순한 부품 교체를 넘어 AI 서버 구조 자체를 바꾸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GPU-HBM 중심의 고성능 연산 구조’에 더해, ‘CPU-소캠2 기반의 고효율 데이터 처리 구조’가 결합되는 이중 구조로 재편되는 흐름이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차세대 LPDDR6 시대도 열린다. 올 하반기부터는 차세대 LPDDR6 시장이 열린다.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에 따르면 LPDDR6는 최대 512GB의 대용량을 구현하며, 연산 기능을 메모리 내부에 통합한 PIM(Processing-In-Memory) 표준 완성도 앞두고 있다. 데이터 이동을 최소화해 전력 효율과 추론 성능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진화하는 셈이다. 향후 소캠2 역시 LPDDR6 기반으로 진화하며 경쟁이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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