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금품수수ㆍ주가조작 재판
“도이치모터스 시세조종 공범”
1심 징역 1년 8개월보다 늘어나
‘명태균 무상 여론조사’는 무죄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김건희 여사의 형량이 2심에서 대폭 늘어났다.
1심에서 무죄 판단을 받았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가담 혐의와 일부 알선수재 혐의가 유죄로 뒤집히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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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전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 사진: 연합뉴스 |
서울고법 형사15-2부(신종오ㆍ성언주ㆍ원익선 고법판사)는 28일 자본시장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 여사의 항소심에서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4년에 벌금 5000만원을 선고했다.
김 여사는 2022년 4~7월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교단 지원 청탁과 함께 6200만원 상당의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2000만원 상당의 샤넬 가방 2개를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또한 김 여사는 2010년 10월∼2012년 12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가담해 8억여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얻은 혐의도 받는다. 2021년 4월~2022년 3월 윤석열 전 대통령과 공모해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2억7000만원 상당의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도 있다.
우선 2심은 김 여사의 주가조작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1심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 세력에 계좌를 맡길 때 시세조종을 인식했을 여지는 있지만 공범은 아니라고 봤는데, 2심은 주가조작 세력과 공범이라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으로서는 블랙펄인베스트 제공 계좌와 자금이 도이치모터스 주식 시세조종 행위에 동원될 사정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이 도이치모터스 주식 18만주 중에서 13만주를 매도한 것은 시세조종 행위에 해당하는 통정매매로 볼 수 있고, 피고인은 여기에 가담했다고 보인다”고 밝혔다. 블랙펄인베스트는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식 계좌를 관리한 곳이다.
특히 재판부는 “시세조종으로 인한 자본시장법 위반죄는 경제 질서를 해치는 중대한 범죄 행위”라며 “피고인은 시세조종 범행에 필요한 거액의 자금 및 증권 계좌를 제공하고 통정매매에 의한 시세조종 행위에 가담했는데도 죄책을 인정하지 않고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다만 “피고인은 범행을 주도ㆍ계획하거나 지휘한 것으로 볼 수 없고, 미필적 인식 하에 범행을 범한 것으로 보이며, 범행에 직접적으로 가담한 기간도 비교적 짧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2심은 김 여사의 알선수재 혐의도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1심은 2022년 4월 샤넬백을 받은 혐의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청탁이 전달되지 않아 알선 명목의 금품이 아니라고 봤다.
재판부는 “샤넬 가방 등은 사회통념상 의례적인 선물로 보기에는 고가의 물품으로, 고가의 물건을 대가를 전제하지 않은 채 친분 관계에서 주고받은 단순한 선물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청탁의 실현을 위한 대통령의 알선 인사 및 그와 같은 알선 행위와 수수한 금품 사이의 전체적ㆍ포괄적 대가 관계도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반 국민들은 대통령의 배우자에게 대통령 못지않은 청렴성과 도덕성을 요구하고 있고, 이는 헌법이 부여하고 있는 대통령의 막중한 지위에 비춰 보더라도 결코 지나친 요구라고 보기 어렵다”며 “그럼에도 피고인은 오히려 그 지위를 이용해 알선수재 행위를 했고, 국정의 투명성과 국가 정책의 공정한 집행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훼손됐을 뿐만 아니라 국민의 기대를 저버렸다. 그로 인한 국론의 분열과 국민의 갈등도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무상 여론조사 수수 혐의는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 판단이 나왔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에게 유리한 표본 추출 방식의 여론조사가 일부 실시됐다는 사정만으로 명씨가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의뢰나 협의에 따라 여론조사를 실시한 것이라거나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자신들이 해당 여론조사 비용을 기부받는다는 범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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