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대통령 책무 저버렸다” 질타
尹 “납득 불가”… 대법원에 상고 예고
허위사실 담긴 PG 외신 전파 지시 등
1심서 무죄 판단 혐의, 유죄로 뒤집어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체포 방해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량이 2심에서 징역 7년으로 늘어났다.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된 윤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8건 중 2심 선고는 이 사건이 처음이다.
윤 전 대통령 측은 판결 직후 “항소심 선고를 납득할 수 없다”며 대법원에 상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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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전 대통령/ 사진: 연합뉴스 |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윤성식 부장판사)는 29일 특수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의 항소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현직 대통령으로서 헌법을 준수하고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증진하기 위해 막중한 책임을 부담했음에도, 이 사건으로 사회적 혼란을 가중시키는 등 대통령 책무를 저버렸다”고 질타했다.
윤 전 대통령은 12ㆍ3 비상계엄 선포 이후 대통령경호처를 동원해 공수처와 경찰의 체포영장 집행 시도를 저지하려 한 혐의 등으로 지난 1월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1심은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무회의 외관을 갖추기 위해 일부 국무위원만 소집해 나머지 국무위원의 심의권을 침해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계엄 해제 후 허위 선포문을 만들고 폐기한 혐의(허위공문서 작성ㆍ대통령기록물법 위반 등) 등 다른 주요 혐의도 유죄로 봤다.
2심도 1심에서 유죄라고 봤던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구체적인 영장 집행 저지 방법을 특정해 지시하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경호처 처장 등과 공모해 특수공무집행방해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범행에 가담함과 동시에 범인 도피 범행을 교사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일부 국무위원만 소집한 혐의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피고인은 7인의 국무위원을 소집 통지에서 완전히 배제했는데 이는 국무회의 소집 절차에 관한 피고인의 직권을 남용한 것으로, 해당 국무위원들은 국무회의에 참석해 심의할 수 있는 심의권을 침해받았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2심은 ‘헌정질서를 파괴할 뜻은 추호도 없었다’는 등 허위 사실이 담긴 PG(프레스 가이던스ㆍ언론 대응을 위한 정부 입장)를 외신에 전파하도록 지시한 혐의 등 1심에서 무죄로 판단했던 혐의 상당 부분을 유죄로 뒤집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이 지시한 PG 내용이 객관적 사실관계에 반함을 알고 있었다고 인정된다”며 “피고인이 직권을 남용해 해외홍보비서관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이상 피고인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는 성립한다고 봐야 한다”고 판결했다.
다만 이 문서를 외부에 제출하지 않은 점을 감안해 허위공문서 행사 혐의에 대해서는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 판단을 유지했다.
앞서 결심공판에서 내란 특검팀은 “국가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의 지위를 이용해 헌정질서를 파괴하고, 공권력을 사유화해 죄질이 불량하다”며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반면 윤 전 대통령은 최후진술에서 “특검팀이 상식에 반하는 기소로 정치적 올가미를 씌우려 한다”며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이 재판은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 등의 내란ㆍ외환 혐의 사건을 전담하는 재판부가 설치된 이후 ‘1호 사건’으로 주목받았다.
‘내란ㆍ외환ㆍ반란 범죄 등의 형사절차에 관한 특례법’은 내란ㆍ외환ㆍ반란 범죄나 관련 수사에서 인지된 사건 중 국민적 관심이 높은 사건을 심리할 전담재판부를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법에 각각 2개 이상 두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고법은 형사1부와 형사12부를 내란전담재판부로 정했다. 중앙지법에도 형사합의37ㆍ38부 등 내란전담재판부 두 곳이 설치됐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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