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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티코 만들던 그 공장, 34년 만에 GM 글로벌 1위 ‘홈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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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4-30 06:01:00   폰트크기 변경      

경차 공장서 소형SUV 거점…가동률 95% GM 글로벌 최고
9000억 들여 지붕 빼고 다 바꿔…연 28만대 쏟아내는 공장
창원서 만들고 가포서 싣는다…완성차 이틀 만에 태평양으로


GM 한국사업장 창원공장 조립라인./사진: GM 제공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1991년 대우국민차 티코를 만들던 이곳. 이후 마티즈, 스파크에 이르기까지 30년 가까이 경차 공장으로 활약했다. 그러다 2022년 소형SUV 전용 생산기지로 탈바꿈했고, 지금은 미국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시장을 책임지는 GM 글로벌 핵심 거점이다. 가동률은 95%로 GM이 운영하는 전 세계 공장 가운데 1위. GM 한국사업장(이하 한국GM) 창원공장 이야기다.

지난 28일 찾은 창원공장은 경차공장 시절의 흔적을 찾기 어려웠다. 2019년 약 9000억원의 투자가 발표된 뒤 전면 개조를 거친 결과다. 프레스ㆍ차체ㆍ도장ㆍ조립 네 개 공장을 모두 뜯어고쳤다. 부지 73만1000㎡에 임직원 약 3500명이 근무하며, 연간 최대 28만대를 생산할 수 있다.


마산 가포신항에서 선적 대기 중인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사진: GM 제공

차체공장에선 로봇 627대가 용접 공정 전체를 맡고 있었다. 자동화율 100%. 작업자 대신 로봇 팔이 쉴 새 없이 움직이며 차체를 이어 붙였다. 올해 8월부터는 3D 비전 카메라로 무작위 적재된 부품을 인식해 로봇이 집어 올리는 ‘빈 피킹(bin picking)’ 기술도 적용됐다. GM 글로벌 공장 가운데 최초로 도입한 자동화 설비도 이 공장에 있다.

스탬핑(프레스) 공장에는 5250톤(t)급 탠덤 프레스가 설치됐다. 철판을 거대한 압력으로 눌러 차체 외판을 찍어내는 설비로, 소형차부터 대형차 패널까지 한 라인에서 소화할 수 있다. 프레스로 찍어낸 패널의 형상을 카메라가 자동으로 검사하는 비전 시스템과 금형 변형을 줄이는 카본 T빔 구조를 적용해 부품 간 품질 편차를 최소화했다.

도장공장은 2021년 신축한 별도 건물이다. 3개 층, 8만㎡ 규모로 시간당 60대, 연간 28만대를 처리한다. 수용성 도료를 사용해 유해 가스와 먼지를 줄였고, 로봇 설비로 균일한 도색 작업이 가능하다.


GM 창원공장 내 차체공장./사진: GM 제공

GM 창원공장 타이어 조립 자동화 설비./사진: GM 제공

GM 창원공장 조립라인에 도입된 높낮이 조절 장치(VAC)./사진: GM 제공

조립공장에서는 컨베이어 시스템이 눈길을 끌었다. 일반적인 체인 방식 대신 모터로 차량을 이동시키는 구조다. VAC(vertical adjustment carrier)라 불리는 높낮이 조절 장치도 도입돼, 작업자 키와 공정 위치에 맞춰 차체가 자동으로 오르내린다. 오버헤드 작업부터 엔진룸처럼 낮은 위치의 조립까지, 사람이 차에 맞추는 게 아니라 차가 사람에 맞추는 방식이다.


휠ㆍ타이어 장착 공정도 라인 정지 없이 로봇이 한 번에 처리했다. GM 공장 중 최초로 전체 공정에 오류방지시스템(EPP)을 적용한 곳이기도 하다.

이동우 한국GM 생산부문 부사장은 “많은 해외 임직원들이 벤치마킹하러 오는 공장”이라며 “어떤 차량이든 생산할 수 있는 유연생산체제가 갖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곳에서 만들어진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2023년 양산 개시 후 3년 만에 누적 생산 100만대에 육박한다. 3년 연속 국내 승용차 수출 1위를 기록한 모델이다. 지난해 미국에서만 26만4855대가 팔렸다.


마산 가포신항 전경./사진: GM 제공

이튿날인 29일에는 창원공장에서 차로 40여 분 거리인 마산 가포신항으로 향했다. 부두에는 수출 대기 중인 완성차 6000~7000대가 빼곡히 늘어서 있었고, 대형 자동차 운반선 3척이 정박해 선적 작업이 한창이었다.

창원공장에서 생산된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이곳에서 선적돼 북미ㆍ남미ㆍ중앙아시아 등 전 세계로 나간다. 생산부터 선적까지 걸리는 시간은 2~3일. 공장과 항만이 가까워 가능한 구조다. 방선일 한국GM 구매부문 부사장은 “평소에는 이틀도 안 돼 전부 실려 나간다”고 했다.

한국GM은 인천항ㆍ평택항과 함께 마산 가포신항을 3대 수출 거점으로 운영하고 있다. 공장 바로 옆에 항만이 있다는 지리적 이점이 리드타임 단축과 물류비 절감으로 이어지고, 이것이 글로벌 가격 경쟁력의 일부가 된다는 설명이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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