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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톡] 부실 터진 다음 움직이면 늦는다…발주처 적극 행정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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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5-04 08:10:56   폰트크기 변경      
진행 = 채희찬 건설산업부장


채= 건설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유동성 위기를 겪는 중소 건설사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죠. 단순히 한두 회사 문제로 볼 일이 아니라는 얘기가 많다면서요?

김= 최근 <대한경제>가 탐사보도한 더본종합건설의 경우 기성금 지급 지연, 하도급대금 미지급, 감사 자료 제출 거부 등 복합적인 이상 신호를 드러냈고, 실제 손을 놓은 현장만 7곳으로 파악됐습니다. 현장마다 수억 원대의 분담금 미납, 하도급대금 체불, 현장 가압류 같은 문제가 불거졌고, 장비업자와 건설근로자에게 대금을 먼저 지급한 협력업체들은 유동성 부담을 떠안게 됐습니다.

아쉬운 점은 이런 징후가 보여도 발주처가 선제적으로 걸러내거나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이 사실상 약하다는 점입니다. 업계에서 “부실 징후는 뻔히 보이는데, 행정 처리가 늦어지는 사이 결국 피해는 아래로 전가된다”는 토로가 나오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인데요. 향후 부실기업이 회생절차에 들어가 버리면 채권이 인정되더라도 장기간 일부만 변제받는 경우가 많아 협력업체 입장에선 사실상 손실 처리와 다름없어집니다.

백= 지난해 <대한경제>가 보도했던 성지건설 사례도 비슷한 흐름이었습니다. 성지건설은 다수 발주기관으로부터 부정당업자 제재를 받을 정도로 계약 이행 문제를 드러냈고, 연락 두절과 원가분담금 미납으로 발주처와 공동수급사, 하도급업체들에 연쇄 피해를 남겼습니다. 한 공동수급사는 성지건설 채권 21억원을 가압류했고, 미납한 4대보험과 시국세 체납액 29억원을 대위변제한 뒤에야 일부 기성유보금을 받았지만, 원가분담금 손실은 끝내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당시 성지건설과 일했던 영세 하도급사는 공사대금 회수 차질 끝에 간이회생절차에 들어갔고, 발주처의 선급금 회수와 정산 처리도 적기에 이뤄지지 않으면서 법적 분쟁으로 번졌습니다.

김= 업계가 이 사안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해마다 이런 일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계약 불이행 등 문제가 누적되는 사이 현장은 망가지고 협력업체들은 회복하기 어려운 타격을 입게 됩니다. 지금처럼 부실이 현실화한 뒤 계약을 끊는 수동적인 행정보다 징후가 포착됐을 때부터 발주기관에서 선제적으로 피해 확산을 차단하는 적극 행정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백= 민간발주 현장이야 계약 당사자 책임으로 돌릴 여지라도 있지만, 공공발주 현장은 다릅니다. 공사 목적부터가 국민이 공공시설ㆍ서비스를 적기에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에 발주기관이 좀 더 책임감을 갖고 사업을 이끌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업계에선 발주기관이 위험 신호를 감지하면 △추가 수주 제한 △보증 보강 요구 △기성금 및 하도급대금 지급 실태 점검 △공동수급체 이탈ㆍ타절 절차의 신속한 검토 같은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채= 결국 어려운 시기일수록 발주처의 역할은 더 무거워지는 것 같습니다. 원도급사 한 곳의 위기가 공동수급사와 하도급사 줄도산으로 번지지 않도록, 공공 발주기관의 공적 역할이 더욱 기대되는 시점입니다. 화제를 바꿔 보죠. 최근 ‘임도의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안(임도설치법)’이 제정됐는데, 환경단체의 반발이 심상치 않다죠.

백= 임도설치법이 국회 본회를 통과한 뒤 환경단체 70여곳은 숲을 파괴하는 임도설치법을 반대한다고 강력히 주장했어요. 산림자원법 등 각종 법률에 따른 기존 인ㆍ허가 과정을 생략할 수 있어 심사와 검증 기능이 약화할 수 있고, 산림보호지역까지 훼손될 수 있다는 근거를 들었죠. 아울러 산림 접근성이 높아져 산불 발생 가능성이 커지는 데다, 산림에 저장된 탄소가 배출돼 기후 위기에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어요.

김= 하나하나 들여다보죠. 우선 임도 설치에 관한 인ㆍ허가는 생략될 수 없어요. 다만, 임도설치법이 제정되면서 각종 인·허가를 주된 부서에서 일괄적으로 처리하도록 바뀝니다. 기존에는 해당 법률에 따라 개별적으로 처리하던 방식이었던 만큼, 심사와 검증 기능 약화보단 효율성 제고 차원에서 바라보는 게 더 합리적이죠. 또 산림보호지역 내 임도 설치는 기존 산림자원법 시행규칙과 백두대간법에 따라 제한됩니다. 임도설치법 제정으로 달라지는 게 아니에요. 이는 산림청이 경제림육성단지 중심으로 임도를 설치하겠다고 밝힌 배경입니다.

백= 임도를 설치하면 산불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도 따져볼 필요가 있어요. 최근 5년 간 산불은 논밭두렁·쓰레기 소각, 담뱃불, 건축물 화재 등 산림 연접지 생활권 요인이 56.8%로 절반 이상을 차지합니다. 특히 국립산림과학원이 임도와 산불발화지를 분석한, 결과 임도로부터 50m 이내 발화지는 지난 2023년 이후 1533건 중 40건에 불과해 2.7%에 그쳤어요. 산불조심기간에는 차단기를 설치하고 감시인력을 배치해 임도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거든요. 임도가 산불의 바람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일각의 지적도 과학적 근거가 취약합니다. 풍향·풍속은 지형과 기압차 등에 따른 현상으로, 상관관계가 없다는 연구 결과도 있죠. 임도는 오히려 산불 발생 시 진화 인력을 신속하게 투입하고 야간 진화 효율을 높이는 한편, 산림경영과 휴양, 마을 간 연결을 극대화하는 핵심 인프라예요.

김= 임도 설치에 따른 탄소 배출량 증가도 장기적으로 바라볼 문제입니다. 임도 설치에 따른 산림 훼손 면적은 전체 산림면적(629만ha)의 1% 수준인 5만6000ha 수준에 불과해요. 물론 임도 설치 초기에 산림면적 감소로 탄소 배출이 일부 증대될 순 있지만, 장기적으론 탄소 중립 자원인 목재를 수확하고 임분 구조를 다양화해 산림자원의 선순환을 도모할 수 있습니다. 탄소흡수량이 떨어진 나무는 목재로 활용하고, 신규 조림을 통해 탄소흡수원을 늘리는 식이죠. 임도 1km 개설 시 목재생산 가능 면적은 60ha 증대되는 순기능도 있어요. 국내 산림은 대체로 1970~1980년대 대규모 조림을 통해 조성돼 이산화탄소 흡수능력이 떨어진 나무가 70% 이상을 차지하죠. 산림자원 선순환은 곧 탄소 중립의 핵심 요소입니다.

김희용 기자 h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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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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