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포장만 남겨두고 공사 멈춰
“부르는 게 값” 자재확보 전쟁
[대한경제=서용원 기자]중동전쟁 여파로 촉발된 건자재 수급난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 대응으로 자재 공급이 끊기는 현장 셧다운 사태는 피했지만, 제품 가격이 치솟고 수급량도 급감하는 등 불안 요인이 해소되지 않는 모습이다.
![]() |
| 지난 3월 수도권의 한 아스콘 생산공장에 '아스팔트 생산 중단'이라는 현수막이 붙어있는 모습. /사진: 지반조성ㆍ포장공사업협의회 제공 |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진행된 강원 모듈러 휴양시설 건축 프로젝트 공사는 최근에서야 겨우 완료됐다. 지난 3월 건축물 앞 도로 포장공사만 남겨둔 상황에서 아스콘 업체가 원료인 아스팔트 수급난을 이유로 공사가 멈췄고, 40%에 달하는 웃돈을 낸 뒤에야 공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런 현상은 비일비재하다. 전국 10여개 도로 현장에서 공사를 수행 중인 포장공사업체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어느 정도 웃돈을 줘야 아스콘 수급이 가능하다”고 귀띔했다.
대한전문건설협회 지반조성ㆍ포장공사업협의회 관계자는 “중동전쟁 발발 이후 정부의 선제적 조치로 아스콘 수급이 어느 정도 개선됐다”면서도 “그럼에도 공급량이 적고 가격 또한 치솟아 기존 대비 35∼40% 가격을 올려야 수급이 가능하다. 이로 인해 관급공사는 뒷전으로 밀린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아스콘 업체도 난처한 처지다. 핵심 원료인 아스팔트는 석유화학 파생제품인 만큼 올해 2월 ㎏당 700원에서 최근 1100원까지 치솟은 상황이다. 아스팔트는 업체가 구입 후 다음달 10일에 대금을 지급하는 후정산 방식이다. 때문에 가격을 높게 부르는 현장 위주로 먼저 공급할 수밖에 없다.
전국 건설현장을 셧다운 공포로 몰아넣었던 혼화제 시장에도 긴장감이 여전하다. 산화에틸렌유도체의 국내 공급을 맡은 롯데케미칼은 기존 공급량(월 5000t)의 120%(7000t) 공급에 나섰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도는 더디다. 혼화제를 직접 생산하는 레미콘사 관계자는 “공급 자체는 유지되고 있지만, 물량은 기존 대비 60% 수준에 그친다”고 말했다.
심각한 부분은 수급이다. 국내 혼화제 유통의 40% 가량을 차지하는 업체 역시 원료 수급이 평시 대비 80% 수준에 머물고, 재고는 한 달치밖에 보유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원료 공급이 끊기거나 레미콘 출하량이 증가하면 혼화제 수급난에 따른 현장 셧다운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기대할 것은 정부의 대응이다. 건자재 업계 관계자는 “건설업계로의 석유화학 파생제품 우선 공급, 수급상황관리 등 정부 노력에 현장 셧다운은 피했지만,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면서 “나프타 공급처 다변화 등 보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을 마련해 이러한 사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용원 기자 anton@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