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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폭탄, 공기업 부채] ③ 도로공사 부채만 벌써 44조...10년새 2배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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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5-06 06:00:33   폰트크기 변경      

통행료 감면·면제 정책에 손실↑
공공서비스 확대...재무악화 굴레


[대한경제=최지희 기자]  한국도로공사의 부채는 10년 전 약 20조원 수준이었지만, 작년 44조5000억원으로 불어났다. 지난해에만 3조원이 늘었다. 이에 대해 재정경제부는 “고속도로 건설을 위한 차입 2조7000억원 확대”라고 명시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집을 지을수록 빚이 느는 구조라면, 도로공사는 도로를 깔수록 빚이 쌓이는 구조다. 두 공기업 모두 공공서비스 확대가 재무구조 악화로 이어지는 셈이다.

도로공사는 고속도로 건설비를 차입으로 조달하고 이후 통행료 수입으로 회수하는 구조다. 부채는 선행하고 회수는 더디다. 신규 노선 건설뿐 아니라 기존 노선의 확장, 유지보수, 시설 개량 등도 동시에 진행되다 보니 차입 수요는 갈수록 커진다.

여기에 민자도로 통행료 인하, 명절 통행료 면제 등의 정책은 도로공사의 부채 증가를 부채질한다. 실례로 도로공사는 천안-논산, 대구-부산,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인천대교 등 4개 민자고속도로 통행료 인하에 5조원을 선투자했는데, 이를 회수하는 데 34년이 걸릴 것으로 추산됐다. 선투자는 회수 완료까지 재무제표에 차입으로 쌓인다.

더욱이 현재 통행료 수입은 기존 고속도로의 유지보수에 사용하면 거의 동이 난다. 부채가 해마다 느는 이유다. LH가 공공임대 손실을 부채로 처리하는 것과 판박이다.

이자 부담도 임계점에 다다르고 있다. 작년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도로공사의 연간 이자비용은 1조2000억원으로, 통행료 수입 4조5000억원의 25%가 이자 상환에 쓰인다. 국민 혜택인 통행료 인하ㆍ감면은 결국 세금으로 움직이는 도로공사의 손실로 잡히는 셈이다. 눈 가리고 아웅이다.

이를 두고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정부가 재정에서 직접 집행해야 할 정책 비용을 공기업 부채로 숨기는 준재정 활동”이라고 명시한 바 있다. 정권마다 공기업 부채를 국가채무(D1)가 아닌 공공부문 부채(D3)로만 포함해 정치적 부담을 낮추는 구조를 고착시킨다는 지적이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도로공사의 부채 문제는 통행료 체계가 건설ㆍ운영 원가를 반영하지 못하는 데에서 출발한다”며 “원가 이하로 요금을 묶어두면서 그 차액을 공기업 차입으로 메우는 방식은 부채가 아니라 미래 세대에 전가되는 세금”이라고 말했다.


최지희 기자 jh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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