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원고 승소→ 2심 원고 패소→ 대법, 파기환송
“보험약관 불명확하면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보험기간 중 발생한 교통사고로 치료를 받다가 보험기간이 끝난 뒤 사망했더라도 사고와 사망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면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보험약관의 문언이 명확하지 않을 경우에는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약관법)상 ‘작성자 불이익의 원칙’에 따라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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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초동 대법원 청사/ 사진: 대법원 제공 |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A씨의 배우자인 B씨가 신한라이프생명보험을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단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3일 밝혔다.
B씨는 2003년 4월 A씨를 피보험자로 하는 보험계약을 체결했다. 보험기간은 2023년 4월까지로, 주보험인 교통재해 사망보험금은 평일 2500만원, 교통재해사망특약에 따른 사망보험금은 1000만원으로 정했다.
이후 A씨는 2023년 1월 광주 광산구의 한 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증세가 악화돼 같은 해 6월 숨을 거뒀다. B씨는 보험계약에 따라 사망보험금 등을 청구했지만, 보험사가 ‘A씨가 보험기간 종료 후에 사망했다’며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자 소송에 나섰다.
재판 과정에서는 보험약관 중 ‘보험기간 중 교통재해로 인해 사망한 경우’를 어떻게 해석할지가 쟁점이 됐다.
B씨 측은 “사망의 직접적 원인이 된 재해가 보험기간에 발생하면 보험기간이 종료된 후 사망했더라도 보험사고가 발생한 것”이라며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보험사 측은 “약관조항은 보험기간 중 ‘교통재해로 인해 사망’해야만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명확하게 규정돼 있다”며 보험기간 이후 사망한 경우에는 보험금 지급의무가 없다고 맞섰다.
1ㆍ2심의 판단은 엇갈렸다.
1심은 “A씨가 보험기간 이후에 사망했더라도 ‘보험기간 내 교통재해로 인해 사망’한 경우에 해당한다”며 B씨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사건처럼 보험약관이 다의적으로 해석될 수 있고 그 뜻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에는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해야 하고, 불이익은 작성자인 보험사가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2심은 “A씨의 사망은 보험기간 종료 후에 발생했으므로 보험금 지급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보험사의 손을 들어줬다. 보험기간 내에 교통사고가 발생해 보험기간 종료 후 사망한 사례와 보험기간 내 교통사고로 사망한 사례는 엄연히 다를 뿐만 아니라, B씨 측 주장처럼 해석한다면 보험사가 보험기간과 무관하게 보험금 지급의무를 부담하게 돼 불합리하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2심의 판단을 다시 뒤집었다.
대법원은 “이 사건 약관조항에서 규정한 보험금 지급사유는 객관적ㆍ다의적으로 해석돼 약관조항의 뜻이 명백하지 않은 경우에 해당한다”며 “약관법상 작성자 불이익의 원칙을 적용해 보험기간 중 교통재해가 발생했을 것만을 요구한다고 해석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렇게 해석하더라도 사망 등 결과의 직접적인 원인을 보험기간 중 발생한 교통재해로 한정한다면 보험사가 겪어야 하는 불합리함도 해소될 수 있다는 게 대법원의 판단이다. 약관법 제5조 2항은 ‘약관의 뜻이 명백하지 않은 경우에는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돼야 한다’고 규정한다.
그러면서 대법원은 “A씨는 보험기간 중에 발생한 이 사건 사고를 직접적인 원인으로 사망했다고 봐야 한다”며 보험사에 보험금 지급의무가 있다고 판결했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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