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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충격에 빚갚는 기업들]2015년 이후 첫 회사채 순상환 흐름…채무 줄이기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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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5-06 06:40:17   폰트크기 변경      

채권금리 상승 기조 유지…회사채 3년물 금리 4.2%대

크레딧 스프레드도 확대

기준금리 인하 기대 사라져


[대한경제=권해석 기자]기업들이 채무 줄이기에 안간힘을 쓰면서 회사채 상환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시장금리 인상 흐름으로 채권 발행 비용이 급증한 탓이다. 중동 전쟁 등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졌고,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대두되면서 기업들의 투자 심리도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 회사채는 47조801억원이 발행됐고, 48조2276억원이 상환됐다. 발행액은 작년 같은 기간(58조9194억원)보다 20.1% 감소했고, 작년 1월부터 4월까지 38조2941억원 수준이던 상환액은 올해는 25% 정도 늘어났다. 회사채 상환액이 발행액을 웃돌면서 1조1475억원의 순상환 기록했다.

◇2015년 이후 첫 순상환 흐름

4월 기준으로 회사채 발행보다 상환이 많은 것은 지난 2015년 4280억원 순상환 이후 처음이다. 기업들이 새로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기보다는 기존에 있던 채권 상환에 주력하고 있다는 의미다.

기업들이 회사채 시장에서 이탈하는 직접적인 이유는 금리 상승이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3년물 무보증 회사채(AA-) 금리는 4.248%로, 올해 초(3.459%)보다 0.8%포인트 가량 상승했다. 지난해 상반기에 2%대로 내려갔던 회사채 금리는 작년 하반기부터 상승세를 타더니 올해도 계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 기업 입장에서는 자금 조달 비용이 더 늘어나기 때문에 새로 빚을 얻기보다 기존 채무를 줄이는 선택을 하는 셈이다.

회사채와 국고채 금리차인 크레딧 스프레드가 계속 벌어지고 있다는 점도 회사채 발행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지난달 말 회사채 3년물(AA-) 금리는 국고채 3년물 금리보다 0.653%포인트 더 높았다. 올해 초 0.524%포인트였던 크레딧 스프레드가 더 벌어진 것이다. 채권투자자들이 국고채보다 회사채에 더 많은 금리를 요구하고 있다는 의미로, 회사채 발행에 필요한 비용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런 가운데 신용등급이 A-였던 상장리츠(부동산투자회사)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최근 전자단기사채와 회사채 상환에 실패하면서 채권 시장의 투자 심리가 더 악화하고 있다.

여기에 은행권의 기업대출 금리가 다소 내리고 있다는 점도 기업들의 자금조달 창구가 회사채에서 은행 대출로 옮겨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기업대출 금리(신규취급 기준)는 평균 연 4.14%로, 한달 전(연 4.2%)보다 0.06%포인트 내렸다.

지난 3월말 회사채(AA-) 금리가 연 4.166%였던 점을 고려하면 대출 금리가 약간 더 싸다. 실제 은행권에서는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기업대출을 계속 확대하는 분위기다.

◇금리 인상 가능성 커져

다만, 전체적으로 높아진 경기 불확실성이 기업의 자금조달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중동 전쟁의 여파로 국제 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주요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사라지고 있다. 고유가로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면 금리 인하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미국 정책금리를 연 3.50~3.75%로 동결했는데,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다수의 연준 위원이 완화적 통화정책에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키움증권은 “고유가 흐름이 지속되는 환경이 지속된다면 미국이 연내 금리를 동결 가능성에 무게를 둘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은행도 올해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의견이 늘어나는 모습이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중에서도 금리 인상 신호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 이미 연내 금리 인상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는 증권사들이 나오고 있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한국은행이 2차례 금리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인상 시기는 올해 8월과 11월로 예상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주에 지정학적 리스크의 출구전략이 없다면 중앙은행의 긴축 전환 우려는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며 “보험용 금리 인상을 단행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권해석 기자 haese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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