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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근로자 안전 위해 조치하면 사용자성 인정?…노란봉투법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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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5-05 16:27:05   폰트크기 변경      

산안법ㆍ중대재해법과 충돌…“산업재해 예방 역효과”
김소희 의원, “안전ㆍ보건 의무 판단 제외” 개정법 발의


[대한경제=신보훈 기자]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이 현장 근로자의 안전을 확보하려는 원청의 조치를 위축시키고, 산업재해 예방에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원청의 안전ㆍ보건 확보 조치가 근로조건에 대한 지배ㆍ결정력으로 판단돼 사용자성을 인정받는 사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안전 관련 조치는 이미 산업안전보건법 등에서 규정하는 만큼 노란봉투법에선 해당 요소가 사용자성을 결정하는 과정에 제외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3일 국회 및 노동계에 따르면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30일 도급ㆍ용역 등 관계에서 안전ㆍ보건 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조치는 근로조건에 대한 지배ㆍ결정에 해당하지 않도록 하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노사 간 대화를 촉진하고, 근로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법안이 오히려 원청의 안전조치를 후퇴시킨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법안이다.

실제로 최근 SK에코플랜트의 경우 현장 안전관리 시스템, 안전준수 하청 직원 포상 조치 등이 현장을 지배하고 있다는 근거로 제시돼 사용자성을 인정받았다.

김소희 의원은 “노란봉투법의 부작용으로 인해 하청 근로자의 안전이 오히려 사각지대에 방치될 우려가 있다”며 “중대재해의 실질적인 보호를 위해서는 원청이 더 적극적으로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우려는 현실화할 조짐이다. 지난 3월 10일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원청의 사용자성 인정 사례가 늘어나면서 하청 근로자와 직접 연관된 조치를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법 시행 후 안전조치를 포함해 하청과의 연관성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산안법과 중대재해처벌법 등에서 안전조치를 강조하고 있어 완전 배제할 순 없지만, 사용자성 인정의 리스크와 안전조치 필요성 간의 경중을 보다 신중히 따져보고 있다”고 전했다.

안전 및 보건 의제는 근로자의 근무조건과는 별개로 임금 인상의 요구로 변질되기도 한다. 한 플랜트건설노조가 원청에 제시한 단체교섭안을 보면 ‘노동안전보건’ 조항에 별도 위험수당 지급을 요구하거나, 혹서ㆍ혹한기 유급휴식시간 인정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노무법인 관계자는 “겉으로는 안전조치 개선이라는 명분이지만, 실제로는 임금 인상과 연결되는 조항들”이라며 “충분한 중식시간, 양질의 식사제공 등은 하청업체와 근로자가 계약으로서 합의해야 할 임금에 관한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법조계나 연구계에선 노란봉투법의 취지는 공감하지만, 모든 사항을 근로자 입장에서 해석해서는 곤란하다고 조언한다. 법 시행 후 현장에서 불거지는 문제를 시의적절하게 개선해야 노사 간 대화 촉진이라는 근원적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견해다.

박찬근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노동그룹장)는 “노란봉투법이 서로 교섭 테이블에 앉고, 대화하라고 만든 법이지만 결국 합의가 안 되면 파업을 하고, 서로 고소고발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정부는 선의를 가지고 정책을 추진하겠지만, 법 시행 이후 현실에서 펼쳐질 일들에 대해 조금 더 신중하게 고려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계택 한국노동연구원 노사관계연구본부장은 “근로자의 권리나 산업 안전을 강화해 나가야 하지만, 너무 경직되면 고용 자체가 줄어든다”며 “노란봉투법만 보면 전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법이다. 하청 근로자 처우 개선을 위해 지난 20∼30년간 노력하다 결국 법으로 규정한 건데, 현실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세심히 살펴야 한다. 결국 중요한 건 균형”이라고 말했다.


신보훈 기자 b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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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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