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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은성 SDT 최고기술책임자(CTO)가 GPU가 못푸는 문제를 위해 QPU가 존재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심화영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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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은성 SDT 최고기술책임자(CTO)가 GPU가 못푸는 문제를 위해 QPU가 존재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심화영기자 |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지금 우리가 말하는 양자컴은 사실상 ‘QPU(Quantum Processing Unit)’입니다. 메모리도, 입출력도 없습니다. 연산만 할 뿐이고, 나머지는 기존 컴퓨터가 담당해야 합니다.”
지난달 29일 미디어 세션에서 김 CTO는 SDT가 지향하는 ‘QPU-GPU 하이브리드 아키텍처’와 ‘양자 ODM(제조자개발생산)’ 전략을 상세히 공개했다. 연구 단계를 넘어 산업화 초입에 들어선 지금, 핵심은 ‘QPU 성능 경쟁’이 아니라 이를 둘러싼 시스템 통합 역량이라는 논지다.
그는 특히 양자컴퓨팅의 미래를 “QPU와 GPU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가속 컴퓨팅”으로 규정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양자컴 상용화 시점을 ‘30년’에서 ‘5년’으로 수정한 배경 역시 여기에 있다고 봤다. QPU를 기존 IT 인프라에 붙이는 ‘가속기’로 정의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슈퍼컴퓨팅센터 출신으로 물리학과 공학의 경계를 넘나들어 온 그는 지금 양자 산업이 ‘사이언스’의 영역을 넘어 ‘오퍼레이션(운영)’과 ‘엔지니어링’의 단계로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양자컴퓨터는 태생적으로 고전 컴퓨터와의 결합을 전제로 설계되는데,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연결 속도’라는 것. SDT는 QPU 자체 개발 대신, 이를 제외한 전 영역을 통합하는 ‘풀스택’이 사업모델이다. 김 CTO는 SDT가 QPU를 직접 제조하지 않는 이유를 스마트폰 시장에 비유했다. “삼성이 퀄컴 칩을 쓴다고 해서 스마트폰 회사가 아닌 게 아니듯, 우리도 최적의 QPU를 가져와 전체 시스템을 완성하는 데 집중한다”고 했다.
양자컴퓨터의 또 다른 특징은 ‘불안정성’이다. 큐비트는 진동, 온도, 자기장에 극도로 민감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오류가 증가한다. 김 CTO는 이를 F1 자동차에 비유했다. 일반 자동차와 달리 F1 머신은 몇 바퀴만 돌아도 피트인(Pit-in)해 정비를 받아야 하듯, 양자컴퓨터 역시 끊임없는 캘리브레이션(교정)이 필수적이다.
그는 “이 지점에서 하이브리드 아키텍처가 등장한다. 양자 알고리즘은 QPU에서 연산하고, 그 결과를 GPU가 후처리하며 다시 파라미터를 조정하는 반복 구조를 갖는다. 이때 병목 현상을 해결하는 핵심 기술이 바로 엔비디아의 NVQLink”라고 했다.
NVQLink는 GPU와 QPU 사이의 초저지연 인터커넥트를 구현하는 표준이다. SDT는 한국 기업 중 유일하게 엔비디아의 NVQLink 공식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김 CTO는 “인터커넥트 성능이 전체 하이브리드 컴퓨팅의 속도를 결정한다”며, 엔비디아가 양자컴 상용화 시기를 앞당긴 배경에는 이러한 연결 기술의 진보가 있다고 분석했다.
SDT는 올해 중 인천 부평구로 공장을 확장 이전하여 원스톱 제조위탁생산(ODM) 서비스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실제로 글로벌 양자 기업인 아이온큐(IonQ)와는 한국 내 생산 및 공급망 협력을 긴밀히 논의 중이다. 특히 경북·영남권의 정밀 가공 기술을 활용해 양자 하드웨어 공급망을 내재화하겠다는 구체적인 청사진도 제시했다.
다만 양자컴퓨터의 가장 큰 기술적 과제는 오류율이다. 현재보다 최대 10억배 수준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김 CTO는 GPU 기반 오류 정정(Decoding) 기술이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엔비디아는 GPU로 오류 정정을 가속하려고 한다. 결국 양자컴도 AI 인프라 위에서 현실적인 속도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양자는 기존 IT 위에 올라가는 ‘가속기’로 완전히 새로운 컴퓨팅이 아니라, 기존 시스템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산업이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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