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주거비지수 4개월 새 0.8%p 급등
집세 3개월 연속 가속ㆍ공동주택관리비 4.6%↑
개인서비스 3%대 고공권…이중 부담 지속
근원물가 2.2% 유지…금리 완화 기대 어려워
[대한경제=최지희 기자] 신선식품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주거 관련 비용은 오히려 오름폭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세와 자가주거비포함지수가 올 들어 4개월 연속 상승 기조를 이어가며 주거비 부담의 하방 경직성이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국가데이터처가 6일 발표한 ‘2026년 4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비 2.6% 상승했다. 신선채소(-12.7%)ㆍ신선과실(-6.3%)이 큰 폭으로 내리며 장바구니 부담을 덜었지만, 주거 관련 지표는 정반대 방향을 가리켰다.
주거비 상승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지표는 자가주거비포함지수다.
이 지수는 올 1월 1.5%에서 2월 1.7%, 3월 1.9%, 4월 2.3%로 4개월 연속 오름폭을 키웠다. 4개월 만에 0.8%포인트 상승한 셈이다. 세입자의 전ㆍ월세뿐 아니라 자가 보유자의 기회비용까지 포함한 지표인 만큼, 주거비 상승 압력이 구조적으로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가장 경계해야 할 지표로 꼽힌다.
집세 상승폭도 달마다 커지고 있다. 1월 0.8%에서 2월ㆍ3월 0.9%를 거쳐 4월 1.1%로 3개월 연속 오름폭이 커졌다. 월세(1.1%)ㆍ전세(0.9%) 모두 상승 기조를 유지 중이다. 절대 수치가 낮아 보이지만 방향이 꺾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임차 계약 갱신 시점이 돌아올수록 실거래 상승 압력이 이 지표에 더 깊이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주택ㆍ수도ㆍ전기 및 연료 부문 역시 1월 1.2%에서 4월 1.7%로 완만하지만 꾸준한 가속 흐름을 보였다. 이 가운데 공동주택관리비가 전년동월비 4.6% 상승해 임차인과 자가 보유자 모두의 고정 주거비를 끌어올렸다. 관리비는 인건비ㆍ용역비 등 구조적 비용이 반영되는 항목인 만큼 단기간에 안정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더욱이 개인서비스는 1~2월 3.5%에서 3~4월 3.0%로 소폭 낮아졌지만 4개월 내내 3%대를 유지하며 고공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외식ㆍ미용ㆍ수리 등 일상 서비스 가격이 3% 이상을 이어가고 있어, 주거비 절감이 어려운 상황에서 생활비마저 높게 유지되는 이중 부담이 지속되는 셈이다.
전월세포함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동월비 2.6% 상승했다. 자주 구입하는 품목 위주의 생활물가지수 역시 2.9%로 총지수(2.6%)를 웃돌았고, 식품이외 부문은 3.9%나 올랐다. 올 들어 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이 2%대로 상단에서 고착화하는 양상이다.
주거비 하방 경직성의 구조적 배경에는 금리 여건도 있다. 식료품ㆍ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가 전년동월비 2.2%를 유지하며 기조적 물가 압력이 좀처럼 내려오지 않고 있다. 금리 인하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는 구조 속에서 전세대출 금리 등 임차인의 금융 비용도 빠른 완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가데이터처 관계자는 “집세는 전월 대비 0.1% 상승하는 등 주거비 관련 지표가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며 “서비스 물가 전반의 상승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우려스럽다”라고 밝혔다.
최지희 기자 jh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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