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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 |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삼성전자가 마침내 ‘시가총액 1조달러(Trillion Dollar)’ 고지를 밟았다. 대한민국 기업 역사상 최초이자, 아시아 기업으로는 대만 TSMC에 이어 두번째로 거둔 쾌거다. 글로벌 인공지능(AI) 붐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의 구조적 성장이 삼성전자를 세계 최정상급 기업 반열에 올려놓았다는 평가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오전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장중 한때 전 거래일 대비 16% 폭등한 27만원을 기록했다. 오후 12시 8분 기준 시가총액은 약 1543조원(약 1조586억달러)으로 집계되며 꿈의 숫자로 불리는 ‘1조달러’ 벽을 넘어섰다.
이날 삼성전자의 강세는 국내 증시 전반의 랠리를 이끌었다. 코스피 지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10% 급등)의 동반 신고가 경신에 힘입어 사상 처음으로 장중 7400선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번 시총 1조달러 돌파로 삼성전자의 글로벌 위상도 재편됐다. 전 세계 기업 중 시총 1조달러를 넘어선 ‘트릴리언 클럽’은 삼성전자를 포함해 단 13곳에 불과하다.
삼성전자는 이번 주가 급등으로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와 미국 최대 유통 체인 월마트를 제치고 세계 시총 순위 11위에 등극했다. 현재 10위인 테슬라(1조4620억달러)와의 격차는 약 3000억달러 수준으로,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글로벌 톱10’ 진입이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주가 상승이 단순한 기대감을 넘어 실질적인 실적 개선에 기반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삼성전자 DS(반도체) 부문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53조700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53조700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특히 과거 경기 변동에 민감했던 메모리 반도체가 AI 데이터센터의 필수 인프라로 자리 잡으면서 ‘전략 산업’으로 체질이 개선됐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의 주도권 확보가 결정적이었다.
시총 1조달러 돌파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5.3배 수준이다. 이는 TSMC나 미국 마이크론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치로, 해외 투자자들에게 여전히 ‘저평가된 종목’으로 인식되고 있다.
데이브 마자 라운드힐 인베스트먼츠 CEO는 “1조달러라는 기준은 단순한 상징을 넘어 메모리 반도체가 AI 인프라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구조적이라는 시장의 판단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장밋빛 전망 속에서도 장기적인 리스크 관리의 필요성은 제기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삼성전자가 직면한 과제로 △반도체 사업부와 타 사업부 간 성과급 격차로 인한 내부 노사 갈등 △이달 21일로 예고된 노조 파업 가능성 △중국 반도체 업체들의 가파른 추격 등을 꼽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당분간 삼성전자의 독주 체제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샘 콘래드 주피터 자산운용 매니저는 “메모리 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2027년까지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삼성전자의 주가 우상향 기조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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