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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헌법서 ‘통일’ 지우고 영토조항 신설…‘두 국가’ 노선 명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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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5-06 16:03:02   폰트크기 변경      
국무위원장 ‘국가수반’ 규정…‘제1적대국’ 표현은 빠져

북한은 지난 2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평양에서 최고인민회의 제15기 1차 회의를 열고 김정은을 국무위원장으로 재추대했다고 조선중앙TV가 23일 보도했다./사진:연합 

[대한경제=조성아 기자]북한이 지난 3월 개정한 헌법에 영토조항을 새로 넣고 기존 조국통일 관련 표현을 삭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관계를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한 이후 추진해 온 대남 노선 전환이 국가 최상위 법체계에 반영된 것이다.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통일부 기자단 대상 언론간담회에서 공개된 북한 새 헌법 전문에 따르면, 기존 헌법의 서문과 본문에 있던 ‘북반부’ ‘조국통일’ ‘사회주의의 완전한 승리’ 등 통일 지향적 표현이 삭제됐다. 기존 제9조의 ‘자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의 원칙에서 조국통일을 실현하기 위하여 투쟁한다’는 내용도 빠졌다.

가장 큰 변화는 영토조항 신설이다. 새 헌법 제2조는 북한의 영역을 “북쪽으로 중화인민공화국과 로씨야(러시아)연방, 남쪽으로 대한민국과 접하고 있는 영토와 그에 기초하여 설정된 영해와 영공”으로 규정했다. 북한이 헌법에 영토조항을 신설한 것은 1948년 정권 수립 이후 처음으로, 한국을 통일의 대상이 아닌 별개의 국가로 전제한 조치로 해석된다.

다만 북한은 남측과의 육상ㆍ해상 경계선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는 않았다. 북방한계선, 군사분계선 등 구체적 경계 문제가 헌법에 담길 경우 남북간 충돌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방적 경계 선언은 피한 것으로 보인다. 간담회에 참석한 북한정치 전문가 이정철 서울대 교수는 “해상경계선 얘기가 나오는 순간 타협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북한도 분쟁 요인을 만들고 싶지 않은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김 위원장이 예고했던 ‘제1적대국’ ‘불변의 주적’ 등 강한 대남 적대 표현도 헌법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기존 헌법에 있던 ‘제국주의 침략자들’ ‘내외적대분자들의 파괴책동’ 등 전투적 표현들도 상당 부분 사라졌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북한이 ‘두 국가’ 노선을 헌법화하면서도 정상국가 이미지를 부각하려 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 위원장의 권한과 위상은 한층 강화됐다. 새 헌법은 국무위원장을 ‘국가수반’으로 정의하고, 국가기관 배열에서도 국무위원장을 가장 앞에 배치했다. 북한 헌법에서 국무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보다 먼저 규정된 것은 처음이다. 또 국무위원장의 독점적 핵무력 지휘권과 위임 근거가 처음으로 명시됐고, 최고인민회의의 국무위원장 소환권은 삭제됐다.

사회주의 색채가 강했던 일부 조항도 정리됐다. ‘무상치료’ ‘세금 없는 나라’ ‘실업을 모르는’ 등 현실과 괴리가 있는 복지 관련 표현이 삭제됐고, 특별 보호대상에는 ‘해외군사작전 참전열사’가 새로 포함됐다. 러시아ㆍ우크라이나 전쟁 참전 및 전사자 예우를 염두에 둔 조항으로 풀이된다.


조성아 기자 j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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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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