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화장품·전력기기 등 신규 추가…6년 만의 개편
1분기 수출 2199억 달러 ‘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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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신보훈 기자] 정부가 글로벌 시장의 구조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나라 수출의 핵심 지표인 ‘주력 수출 품목’ 체계를 6년 만에 전격 개편했다. 반도체와 자동차 등 기존 효자 산업의 내실을 다지는 동시에, 최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K-푸드와 화장품 등을 국가 전략 품목으로 격상시켜 수출 영토를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산업통상부는 기존 15대 주력 수출 품목에 △전기기기 △비철금속 △농수산식품 △화장품 △생활용품 등 5개 항목을 새로 추가해 ‘20대 주력 품목’ 체제로 확대 운영한다고 6일 밝혔다. 이번 개편은 바이오헬스와 이차전지가 포함됐던 2020년 이후 6년 만으로, 급변하는 수출 다변화 동향을 정책에 반영한 결과다.
주력 수출 품목으로 선정되면 관련 세부 통계를 지속 제공해 수출 동향을 쉽게 파악 가능하다. 또한 국가 대표급 수출 품목으로 공식화된 만큼 향후 정부의 정책 수단이 우선적으로 투입될 수 있다.
새롭게 추가된 5개 품목은 지난해 기준 총 640억 달러의 수출액을 기록했다. 품목별로는 전기기기 166억8000만 달러, 비철금속 147억1000만 달러, 농수산식품 124억 달러, 화장품 114억2000만 달러, 생활용품 90억 달러 등이다. 이들 품목은 전년 대비 4∼12% 수준의 성장세를 보이며 신성장 동력으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기존 15대 품목이 지난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한 비중은 77.2%였으나, 20대 품목으로 확장하면서 이 비중이 86.3%로 늘었다.
정부는 기존 주력 품목인 반도체와 자동차 등의 세부품목 체계도 재정비했다. 반도체는 집적회로라는 동일 코드 내 메모리반도체와 시스템반도체가 혼재했으나, 각각 구분해 통계를 제공하고 메모리반도체는 D램과 낸드 등으로 세분화했다.
자동차는 차종과 파워트레인이 같은 레벨의 코드에 존재해 혼란이 있었다. 이에 차종을 상위 레벨4단위, 파워트레인별을 하위 레벨6단위 등으로 재편하고 신차·중고차를 구분해 수출 동향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 바이오헬스, 배터리, 철강 등의 세부품목을 조정했다.
이 같은 개편 기준을 적용한 올 1분기 수출 실적은 전년 대비 37.8% 증가한 2199억 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20대 주요 수출품목 중 14개 품목은 수출이 증가했다. 수입 역시 에너지 가격 안정화에 따라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하거나 완만한 흐름을 보이며 무역수지는 10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특히 반도체 수출이 AI 서버 투자 확대로 139% 증가한 785억 달러를 기록했다. 세부적으로 D램은 249.1% 증가한 357억9000만 달러, 낸드는 377.5% 증가한 53억9000만 달러였다. 시스템반도체도 13.5% 증가한 121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수출은 중국, 미국, 독일, 네덜란드에 이어 5위를 차지했으며, 상위 7개 국가 중 가장 높은 증가율(31.3%)을 보였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중동 전쟁으로 인한 유가 상승과 글로벌 공급망 불안, 미국 관세의 불확실성 등 향후 수출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며 “무역금융 확대와 수출보험 지원으로 기업의 자금 부담을 완화하고, 물류 차질에 대비한 운송·공급망 안정화 대책을 지속 추진해 수출 호조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K-브랜드 품목’ 약진… “전체 수출 동향 상세 반영”
전선·식품·뷰티 등 ‘뉴 엔진’ 떠올라
이번 주력 수출 품목 개편은 ‘K-브랜드의 제도권화’로 해석된다.
6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 내외로, 단일 품목으로는 압도적이다. 반도체 중심의 산업 체계 국가 수출 증가세를 이끌고 있으나, 업황에 따라 국가 전체 경제가 요동칠 수 있는 만큼 수출 포트폴리오 다양화가 필요하다.
이에 정부는 K-화장품과 식품, 생활용품 등 이른바 ‘K-브랜드’ 제품들을 한류 확산과 함께 성장시켜 국가 차원에서 집중 관리·지원한다는 구상이다.
올해 1분기 수출만 봐도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화장품은 K-뷰티 선호 확산으로 31억3000만 달러 수출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1.5% 증가했다. K-푸드 인식 제고에 따라 농수산식품도 31억 달러를 수출했다. 같은 기간 7% 늘어난 수치다. 생활용품은 K-콘텐츠 인기 확대로 문구·완구 수출이 늘어나면서 21억 달러(4% 증가)를 기록했다.
최근 전 세계적인 전력망 확충 수요에 따라 수출 효자로 등극한 전선, 변압기 등 ‘K-전기기기’ 수출도 늘고 있다. 1분기 수출은 40억5000만 달러로, 2.5% 성장했다. 비철금속 수출은 동·알루미늄 등 광물 가격 상승의 영향 등으로 28.9% 증가한 40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과거 사례는 이번 개편의 성공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정부는 6년 전 당시 유망 산업이었던 바이오헬스와 이차전지를 주력 품목에 포함시켰다. 이후 배터리 산업은 우리 경제의 핵심 축으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품목 확대는 단순히 당장 수출이 잘 되는 품목을 묶은 것이 아니라 수출 비중이 크고 정책적으로 중요하며 향후 성장 가능성에 대한 핵심 바로미터가 되는 품목들을 선정한 것”이라며 “기존 15대 품목이 전체 수출의 77.2%를 설명했다면 20대 품목은 86.3%를 포괄하게 돼 앞으로 수출 동향을 더욱 상세하게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보훈 기자 b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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