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봉정 기자]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40원대까지 하락하며 두 달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합의 기대감이 커진 데다 엔화 강세 흐름까지 겹치면서 외환시장이 다시 안정 국면에 진입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주간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1.1원 내린 1454.0원으로 집계됐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6.5원 내린 1448.6원에 출발한 뒤 장중 한때 1440원대까지 내려갔다. 장중 기준 1440원대 진입은 중동 전쟁 발발 직전인 지난 2월 27일 이후 처음이다.
간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 진전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위험선호 심리가 회복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 인터뷰에서 “지난 24시간 동안 매우 좋은 대화를 나눴다”며 “합의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
미국·이란 간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기대감이 커지면서 국제유가와 미 국채금리가 하락했고 달러화가 약세 흐름을 보인 것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이날 97.992 수준까지 내려갔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주 중국 방문 이전 종전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위험선호 심리가 회복됐다”며 “국제유가와 미 국채금리가 하락한 점도 달러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4월 ADP 민간고용은 전월 대비 증가했지만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며 “엔화는 일본 정부의 실개입 가능성이 부각되며 달러 대비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엔화 강세는 원화에도 동조화 압력을 가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날 엔·달러 환율은 156.245엔 수준을 기록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지난 4월 말 엔·달러 환율이 160엔을 돌파한 이후 일본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경계감이 강화되면서 엔화 강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며 “최근 엔 강세는 달러 약세보다 일본 정부의 강력한 시장 개입 영향이 더 크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원화 약세 압력이 해소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한·미 금리차 부담이 여전히 남아 있어 환율 변동성도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김호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4개월 연속 무역흑자에도 지정학적 위기와 금리 격차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은 1470~1480원선에서 강한 하방 경직성을 보여왔다”며 “한국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아 유가 급등 시 무역수지 개선 효과가 상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되면서 수출 호조가 원화 강세로 연결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4월부터 WGBI 자금 유입과 함께 주식·채권시장에서 외국인 순매수 흐름이 나타나고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관세 가능성과 중동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당분간 높은 변동성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당국도 환율 변동 폭이 과도해질 경우 외환평형기금을 활용한 미세조정에 나서며 방어에 주력하는 모습”이라고 봤다.
김봉정 기자 space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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