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STO 제도화 코앞인데…발행사 도산에 '속 빈 강정' 우려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기사입력 2026-05-07 16:51:32   폰트크기 변경      

사진=펀블 홈페이지 갈무리

[대한경제=김관주 기자] 내년 2월 토큰증권발행(STO) 제도화 시행을 앞두고 초기 시장을 이끌었던 조각투자사가 줄줄이 고사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대표적인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인 펀블이 결국 재무 요건을 채우지 못해 폐업 수순을 밟게 되면서 업계 전반에 짙은 위기감이 감도는 중이다.

7일 STO 업계에 따르면 펀블은 이번 달 14일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서비스를 공식 종료한다. 해운대 엘시티와 현대테라타워 등 펀블의 상품은 오는 7월까지 공개경쟁입찰(공매) 절차를 통해 처분될 예정이다. 이어 9월 내 매각 자금을 수령하고 처분 수익을 확정한다. 10월까지 청산 대금을 지급하고 수익증권을 말소할 계획이다. 이때 투자자는 계좌관리기관인 SK증권을 통해 자산을 출금할 수 있다.


펀블 측은 “혁신금융서비스(규제 샌드박스) 지정기간 종료 이후 당사는 최근 신설된 관련 법령의 제도화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수익증권 투자중개업 인가를 취득하지 못하게 됐다”며 “고객의 재산권 보호를 최우선으로 모든 절차를 투명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펀블은 지난 2021년 금융위원회로부터 샌드박스 사업자로 지정된 바 있다.

실제로 펀블이 샌드박스를 넘어 제도권에서 사업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수익증권 투자중개업 라이선스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선 10억원 이상의 자기자본이 요구되나 펀블의 경우, 요건 충족을 위한 자금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돌파구 마련을 위해 타 기업과의 인수합병(M&A)을 논의했으나 이마저도 불발됐다.

문제는 이러한 붕괴가 비단 펀블만의 이슈가 아니라는 점이다. 부동산, 미술품 등을 취급하는 다른 조각투자 발행사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현재 이들은 신규 상품 발행을 사실상 올스톱한 상태다. 샌드박스 지정 초기와 달리 법제화가 지연된 가운데 벤처투자 시장마저 얼어붙으면서 외부에서 자금을 수혈받는 길이 꽉 막혀버렸다.


특히 제도권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수익증권 투자중개업 인가를 받게 되면 관련 법상 금융업으로 묶여 벤처캐피탈의 투자 대상에서 제외된다. 생존을 위해 제도를 따를수록 오히려 자금줄이 막히는 진퇴양난에 빠진 셈이다.


여기에 자산유동화법에 따른 5% 위험보유 규제도 발행사의 숨통을 조이는 요인이다. 샌드박스 체제에서는 해당 규제의 적용을 유예받았으나 제도권 편입 이후에는 예외 없이 이를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유동화증권 발행잔액의 5%를 의무적으로 떠안아야 하는 탓에 사업 규모에 따라 수십억에서 수백억원의 현금이 고스란히 묶이게 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장에서는 당장 내년 2월로 다가온 STO 법제화가 자칫 빈껍데기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STO 업계 관계자는 “내년에 STO 관련 법이 시행된다고 한들 정작 상품을 찍어낼 발행사가 다 죽어버리면 누가 그 시장에서 거래를 하겠느냐”며 “발행 시장의 현실을 반영한 유연한 규제 적용과 자금 조달 활로 마련 등 심폐소생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관주 기자 punch@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프로필 이미지
금융부
김관주 기자
punch@dnews.co.kr
▶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대한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대한경제i
법률라운지
사회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