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관 출신 행정 전문가…정부 협력 확대ㆍ정책 추진력 강화 포석
정욱 전 회장, 20년 재임 중 성능점검 등 중고차 제도 기틀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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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자동차진단보증협회 정욱 전 회장(왼쪽)과 엄기두 신임 회장이 회장 이취임식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사진: 한국자동차진단보증협회 제공 |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한국자동차진단보증협회가 20여년 만에 수장을 교체하며 새 체제를 출범시켰다.
협회는 8일 서울 과학기술컨벤션센터에서 2026년 제2차 임시총회를 열고 제8대 정욱 회장의 이임식과 제9대 엄기두 신임 회장의 취임식을 함께 거행했다. 협회기 이양과 함께 정욱 이임 회장에게 감사패 및 명예회장 위촉장이 전달됐다.
◆20여년 재임, 중고차 유통 제도의 기틀을 세우다
퇴임한 정욱 전 회장은 20여년의 긴 재임 기간 동안 대한민국 중고차 유통 제도의 근간을 만든 인물로 평가받는다. 가장 큰 성과로 꼽히는 것은 자동차 성능점검 및 가격조사산정제도 도입이다. 중고차 거래 시 차량의 객관적 상태와 적정 가격을 확인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한 것으로, 그 이전까지 ‘감’과 경험에 의존하던 중고차 거래의 투명성을 끌어올리는 전환점이 됐다.
자동차진단평가사를 국가공인 자격제도로 끌어올린 것도 정 전 회장의 대표적 업적이다. 자동차 진단 분야의 전문성을 국가 차원에서 공식 인정받는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산업 전체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여기에 성능점검책임보험제도를 도입해 성능점검 결과에 대한 보증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소비자 피해 예방의 안전장치까지 갖췄다.
이러한 제도적 성과들은 단순히 협회 차원의 발전에 그치지 않았다. 중고차 시장 전반의 신뢰도를 높이고 선진 유통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협회는 이 같은 공로를 감안해 정 전 회장을 명예회장으로 위촉하고, 향후에도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자문 역할을 이어갈 수 있도록 했다.
◆차관 출신 행정가 영입…협회 위상 강화 포석
신임 엄기두 회장은 자동차 업계보다는 행정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온 인물이다. 1993년 제36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했으며, 해양수산부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장과 해양수산부 차관 등 정부 요직을 두루 거쳤다. 정책 기획과 조직 운영, 대외 협력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보유한 행정 전문가로 통한다.
자동차 분야와 직접적 연관이 있는 이력은 아니지만, 차관급 인사가 민간 협회 수장을 맡는 것은 이례적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선을 협회의 대외 위상 강화를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읽고 있다. 정부 및 관계 기관과의 협력 채널이 넓어지고, 자동차 진단산업 관련 제도 개선이나 정책 입안 과정에서 협회의 발언권이 한층 커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국내 중고차 시장 규모는 연간 400만대에 달하고, 온라인 직거래 비중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비대면 환경에 맞는 진단ㆍ보증 체계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의 중고차 유통도 본격화되는 추세여서 배터리 상태 진단 등 새로운 영역의 기술 표준 마련도 시급하다. 정 전 회장 시절에 닦아놓은 제도적 기반 위에서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맞게 진단 체계를 고도화하고, 소비자 신뢰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것이 신임 회장의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협회 관계자는 “엄 신임 회장의 행정 경험과 정책 추진 역량을 바탕으로 자동차 진단산업의 전문성과 신뢰성을 더욱 강화하고 협회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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