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 신기술 적용되지 않아”
“신기술 범위 내 합리적 조정”
일각에선 “소모적 분쟁으로
신기술 개발ㆍ사용 위축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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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설신기술 제858호 작동 구조도 |
[대한경제=장진우 기자] 지반 내 빈틈에 시멘트 반죽 등을 주입해 땅을 단단하게 만드는 그라우팅 건설신기술을 둘러싼 기술업체 간 갈등이 법적 공방으로 번졌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건설신기술 제858호 ‘주입공별로 주입압력과 주입량 조절이 가능한 다중 동시 주입 펌프를 이용한 컴팩션 그라우팅 시공 기술’을 개발한 D사는 최근 W사를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형사고소했다. 앞서 W사가 해당 신기술이 실제 현장에서 사용되지 않았다며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했고, 이로 인해 업무방해가 발생했다는 이유에서다.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신기술은 펌프 형태가 ‘6개 실린더와 3개의 압송부’를 포함하도록 하고 있다.
W사는 D사가 거문도항 계류시설 보수보강공사, 장승포항 어선부두 내진보강공사 등의 현장에서 지정받은 신기술과 다른 장비를 들여왔다고 주장한다. 신기술 상세 문서 부록에 ‘6개 배출구’를 명시해놓고 실제 현장에서는 이와 다른 ‘3개 배출구’ 장비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W사 관계자는 “당초 D사가 6개 실린더ㆍ6개 배출구 구조를 시도했으나 실패했고, 스윙 밸브를 이용한 6개 실린더ㆍ3개 배출구 구조로 바꿨는데, 이는 기존 외국산 펌프를 병렬로 연결한 것에 불과하다”며 “신기술이 아니라 오히려 퇴보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이유로 W사는 지난 7년간 해양수산부, 한국농어촌공사 등 발주기관부터 감사원, 한국건설교통신기술협회 등에 지속적인 민원을 제기해 왔다. 현재는 추가로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과 집행정지를 요청한 상태다.
반면 D사는 W사가 제기한 구조변경은 인정하지만, 신기술 범위를 침해하지 않는 조정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6개 배출구였을 때는 Y자관으로 경로를 합쳐 3개의 압송부를 통해 지반으로 재료를 주입했지만, 주입재의 점성이 크고 무거워 적체가 발생했고, Y자관을 계속 갈아줘야 하는 불편이 있어 구조를 바꿨을 뿐이라는 것이다.
D사 관계자는 “배출구를 3개로 줄인 건 맞다”면서도 “배출구는 처음부터 신기술 범위(6개 실린더ㆍ3개 압송부)에 포함되지 않아 관계기관으로부터 문제가 없다는 확인까지 받았다”고 강조했다.
앞서 D사가 올해 1월 한국건설교통신기술협회로부터 받은 공문에는 ‘기술범위를 유지한 상태에서 외형변형, 기술적 개량 및 개선 등을 통해 운용된 경우에는 활용실적으로 인정됨’이라고 적시돼 있다. 신기술 지정 심사 기관인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도 지난달 민원조정위원회를 열고 D사의 장비가 ‘신기술 범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D사는 ‘변경된 구조는 과거 기술의 모방으로 신기술이 아니다’라는 W사의 주장에 대해서도, 과거 비싸게 들여왔던 외국산 펌프를 약 7년간 치열한 노력 끝에 국산 제작에 성공한 결실이라고 반박했다. W사가 너비 3m, 1공짜리 외국산 펌프를 3개 병렬한 것에 불과하다고 하지만, 3공짜리 펌프를 약 4m 너비로 압축해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는 게 D사의 입장이다.
양측의 공방이 법적 다툼으로 비화된 가운데 시장에서는 소모적인 분쟁이 자칫 신기술 개발과 사용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기술을 둘러싼 분쟁이 반복되면 전체적인 신기술 사용 의욕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장진우 기자 cam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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