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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 캄보디아 우물 파던 코웨이, 말레이시아 거실을 점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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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5-11 05:40:24   폰트크기 변경      
10년 봉사로 쌓은 신뢰…“정수기 팔던 회사”서 “동남아 생활가전 플랫폼”으로

말레이시아를 대상으로 코웨이 모델이 정수기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코웨이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2006년 캄보디아 시골 마을. 당시 코웨이는 캄보디아의 척박한 오지에서 땅을 파고 있었다. 수익 모델도 없는 곳에서 시작된 ‘우물 파기 봉사’는 2015년까지 10년간 이어졌고, 마침내 1000개의 우물을 완성하며 마침표를 찍었다. 깨끗한 물이 부족한 지역에 식수를 공급하는 사회공헌 활동이었다.

당시 업계 일각에선 “수익성도 없는 사회공헌에 너무 과한 투자를 하는 것 아니냐”는 회의론도 있었다. 하지만 캄보디아 진흙 바닥에서 흘린 땀방울은 인접 국가인 말레이시아로 넘어가는 거대한 ‘브랜드 신뢰’의 다리가 됐다. ‘물에 진심인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동남아 시장 저변에 깔린 결정적 계기였다.

“정수기가 아니라 안심을 팝니다”…말레이시아의 기적

그로부터 20년. 코웨이는 이제 말레이시아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제치고 에어컨과 세탁건조기 판매 1위를 말하는 회사가 됐다. 코웨이는 말레이시아에서 정수기 렌털로 먼저 브랜드 신뢰를 쌓았고, 그 기반 위에 에어컨·세탁건조기 같은 생활가전까지 확장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코웨이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3297억원, 영업이익 2509억원을 기록하며 역대급 성적표를 내놨다. 전년 동기 대비로 각각 13.2%, 18.8% 증가했다. 시장에선 올해 연매출 5조원 돌파 가능성도 거론된다. 눈에 띄는 건 해외 성장세다. 해외 법인 매출은 5370억원으로 전년 대비 20.2% 증가했다.

코웨이가 2006년 말레이시아 법인을 세울 때만 해도 현지 반응은 냉담했다. 상수도 인프라가 낙후되어 수돗물에 대한 불신은 컸지만, ‘가전 렌털’과 ‘방문 관리’라는 개념 자체가 생소했기 때문이다.

코웨이는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한국 특유의 ‘코디(CODY)’ 시스템을 현지에 이식해 정기적인 필터 교체와 점검 서비스를 제공했다. 덥고 습한 기후 탓에 뜨거운 차를 즐기는 현지 문화를 반영해 온수 기능을 강화했고, 업계 최초로 ‘할랄(Halal) 인증’을 획득하며 무슬림 소비자들의 심리적 장벽을 허물었다.

결과는 수치로 입증됐다. 2026년 현재 말레이시아에서 코웨이는 정수기를 넘어 벽걸이형 에어컨과 세탁건조기 분야에서도 삼성·LG를 제치고 판매량 1위를 기록하는 ‘국민 브랜드’가 됐다. 올해 1분기 말레이시아 법인 매출만 4062억원이다. 해외 사업의 ‘절대 에이스’가 됐다.

최근에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고 있다. 정수기를 넘어 에어컨·세탁건조기·매트리스·안마의자까지 생활가전 전반으로 확장 중이다. 특히 신규 카테고리 성과가 예상보다 빠르다.

서장원 코웨이 대표는 지난 8일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말레이시아 시장 경쟁이 굉장히 치열하지만 강하게 대응하는 정책을 폈다”며 “에어컨과 세탁건조기, 침대 등 신규 카테고리 판매가 예상보다 훨씬 좋게 나왔다”고 말했다.

코웨이 해외 전략의 출발점은 ‘물’이다. 캄보디아에서는 우물을 팠고, 말레이시아에서는 정수기를 팔았다. 그리고 지금은 물 관리에서 공기·수면·생활가전 전반으로 사업을 넓히고 있다. 김순태 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컨콜에서 “코웨이 자회사 코웨이엔텍이 SK하이닉스의 미국 반도체 공장 폐수처리시설 프로젝트를 약 700억원 규모로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 수주는 일회성 소식이 아니라 향후 실적에 바로 연결되는 산업용 레퍼런스다.

코웨이의 업력은 올해로 37년이다. 한때 국내 방문판매 기반 환경가전 회사였던 기업은 이제 동남아 생활 플랫폼 기업으로 체질을 바꾸고 있다. 해외 사업은 더 이상 ‘보조 성장축’이 아니다. 코웨이 실적을 움직이는 핵심 엔진이 됐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 코웨이는 한국 내 렌털 강자 이미지가 강했지만 지금은 동남아에서 더 공격적으로 진화하는 기업”이라며 “말레이시아 성공 경험을 태국·인도네시아 등으로 확장할 경우 해외 비중은 앞으로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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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화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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