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세 폐지 근거였던 증시 저평가 해소
내년 도입 가상자산 과세 형평성 문제도
[대한경제=권해석 기자]코스피 지수가 7000선을 넘어 고공행진을 하면서 주식 양도소득세 논란이 재점화하고 있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의 주요 근거였던 국내 증시 저평가 문제가 사라진데다가 내년부터 시행이 예정돼 있는 가상자산 과세와의 형평성 문제까지 나오고 있다.
10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까지 징수된 증권거래세는 2조8000억원이다. 작년 같은 기간 8000억원과 비교해 2조원 증가했다. 지난해 매월 3000억원이 안되던 증권거래세가 올해는 매월 1조원 가까이 걷히고 있다.
올해 1분기 국내 주식 일평균 거래량이 66조7000억원으로 작년 1분기(18조6000억원) 대비 3.5배 가량 늘었고, 코스피와 코스닥에 적용되는 증권거래세가 올해부터 0.05%포인트씩 인상된 영향이다.
증권거래세는 손익 여부와 상관없이 매도 금액에 비례해 부과되기 때문에 손해를 보더라도 세금을 내야 하는 불합리한 측면이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증권거래세와 관련해 “수익이 없는 사람도 세금을 내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런 문제 때문에 지난 2020년에 일정규모 이상 금융투자소득에 세금을 부과하는 금투세가 도입됐지만, 국내 증시에 부담을 준다는 이유로 2024년 12월에 폐지된 바 있다. 금투세 폐지 당시 코스피 지수는 2400선을 오가고 있었다.
하지만 코스피가 지난 7일 장 중 한 때 7500선을 돌파할 정도로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종목당 50억원 이상 보유하는 등 일부 대주주를 제외하고는 주식 매매로 번 수익에서는 전혀 세금을 부과하지 않으면서 거래세를 왕창 징수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A대학 경제학과 교수는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한다는 조세 형평성 차원에서 주식 양도세가 거래세보다 맞다”고 강조했다.
특히 250만원을 초과하는 가상자산 소득에 20%(지방소득세 2% 별도) 세금을 매기는 가상자산 과세가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라는 점도 논란을 키우고 있다.
가상자산 과세도 금투세와 같은 2020년에 도입이 됐는데, 정작 금투세는 폐지되고 홀로 세금을 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금투세가 폐지된 마당에 가상화폐만 과세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가상자산 과세를 금투세 폐지와 분리해서 접근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배진수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가상자산 과세의 주요 쟁점과 해외사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금투세 폐지로 자본이득 과세 기반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가상자산만 과세가 예정돼 있어 과세 근거와 수용성에 대한 근본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권해석 기자 haese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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