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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압구정4구역 이례적 ‘책준’ 제출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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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5-12 05:00:22   폰트크기 변경      

지체상금ㆍ금융비용 부담 조항 포함

핵심 정비사업지 ‘책준 도미노’ 촉각


서울 강남구 압구정4구역(압구정아파트지구 특별계획구역 4) 재건축 단지. /사진:이종무 기자 jmlee@

[대한경제=이종무 기자]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압구정4구역 재건축 사업 수주를 위해 ‘책임준공확약서’(책준)를 제출해 시장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사실상 금기를 깬 시공능력 1위 국내 대표 건설사의 움직임에 경쟁사는 물론, 재개발ㆍ재건축 업계가 향후 미칠 파급 효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1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책준은 시공사가 조합과 맺는 공사 도급 계약에서 약정된 기간 내 사용 승인이나 공사를 반드시 완료하겠다는 약속을 문서화해 보장하는 것이다. 인허가 등으로 공사가 지연되더라도 시공사가 책임 지고 사업을 맡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시공사 입장에서 조합 내부 갈등, 공사비 협상 등은 상당한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그동안 시공사들은 이러한 이유로 정비사업에서 책준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최근에는 공사비 급등과 원자재 가격 상승, 분양 리스크 확대 등이 겹치면서 책준에 일부 예외 조항을 마련하기도 했다.

여기에 시공능력평가 상위 대형 건설사일수록 주민들의 브랜드 선호도가 높아 책준 없이도 시공권을 따낼 수 있었기에, 굳이 추가 위험을 자처할 이유가 없다는 업계의 공통된 인식도 있었다. 삼성물산 역시 그간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책준 수용을 사실상 금기시해왔다.


특히 삼성물산은 책준을 서식 변경 없이 압구정4구역 조합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압구정4구역 조합에 의하면 삼성물산은 책준 기한까지 공사를 마무리하지 못하면 지체상금과 별도의 금융비용을 부담한다는 조항이 달렸다.


압구정4구역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에 조성되는 대규모 재건축 사업지로, 향후 초고가 주거단지 형성이 기대되는 한강변ㆍ강남권에 핵심 입지 가운데 하나다. 대형 건설사들의 수주전이 치열하게 펼쳐지는 가운데, 삼성물산이 책준 제출이라는 승부수를 띄워 조합원들의 신뢰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을 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윤수 압구정4구역 재건축 조합장은 주민들에게 “압구정 재건축 어느 구역도 우리와 같이 시공사에서 확실한 책임준공확약서를 징구한 사실이 없다”고 평가했다.

정비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의 이번 결정이 미칠 파장에 주목하고 있다. 서울 내 핵심 정비사업지 대다수가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어 ‘책준 도미노’ 현상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미 일부 대형 건설사 사이에서는 조합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수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선제적인 책준 제출을 차별화한 영업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DL이앤씨는 최근 압구정5구역 공사기간을 57개월로 제시하며, 사업 지연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책임준공확약 조건을 내걸었다.

삼성물산의 이번 행보가 일회성에 그칠지, 아니면 정비 시장 수주 경쟁의 새 기준으로 자리 잡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도시정비 관계자는 “이 같은 흐름이 향후 조합의 협상력을 높이는 계기도 될 수 있는 만큼, 삼성물산의 선례가 경쟁사들의 전략 변화로 이어질지 지켜보고 있다”며 “주요 사업지들이 시공사 선정을 앞둔 가운데 시공능력 1위 삼성물산이 책준을 내놓은 이상, 경쟁 건설사들도 사업을 따내려면 유사한 조건을 제시할 수밖에 없는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무 기자 jm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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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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