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송전망 교체·데이터센터 수요 맞물려
[대한경제=김동섭 기자] AI 데이터센터 확산과 북미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가 맞물리면서 한 달새 국내 AI 전력 인프라 상장지수펀드(ETF)에 뭉칫돈이 몰렸다.
11일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전 거래일(8일) 기준 최근 한 달간 KODEX AI전력핵심설비 ETF에는 8388억 원의 자금이 순유입되며 전체 ETF 가운데 가장 많은 자금이 몰렸다. 이에 힘입어 순자산 규모는 같은 기간 2조원에서 5조원으로 불어났다. 이대환 삼성자산운용 매니저는 “LS일렉트릭, 효성중공업, HD현대일렉트릭 등 K전력설비 빅3가 전체 자산의 약 54%를 차지하는 가운데 이들 종목의 강세가 수익률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8일 대비 이달 8일 기준 KODEX AI전력핵심설비가 104.77% 상승한 가운데, 편입 종목인 LS일렉트릭(98.60%), 효성중공업(68.51%), HD현대일렉트릭(57.46%) 등이 일제히 급등했다. 이외 편입 종목인 산일전기(147.01%), 일진전기(97.40%) 등 중소형주로도 매수세가 번지면서 섹터 전반에 걸친 랠리가 펼쳐졌다.
이외 국내 AI 전력 인프라 관련 ETF 수익률도 크게 올랐다. HANARO 전력설비투자(100.65%), RISE AI전력인프라(95.56%), TIGER 코리아AI전력기기TOP3플러스(94.19%) 등이 모두 90% 이상을 기록했다.
이같은 급등 배경에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에 따른 전력 소비 확대와 수십 년간 노후화된 북미 송전망의 대규모 교체 수요 현실화가 맞물려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전력기기 기업들의 1분기 실적에서 수주 잔고가 크게 늘었고, 수주 공시도 이어지고 있다”라며 “미국 빅테크들의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전력기기 공급이 달리면서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미 송전망 교체 수요 증가도 급등 배경으로 꼽힌다. 미국에서 데이터센터 건설 속도에 비해 전력망 확충이 뒤처지면서 사업자들이 외부 전력망과 자체 발전 설비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전력 조달 구조를 바꾸고 있어 변압기 등 전력 기자재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증권가에서는 전력 기자재 기업들의 수혜가 전력설비 공급 부족으로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대환 매니저는 “세계적으로 전력설비 노후화에 따른 교체 수요까지 급증하는 상황에서 한국만큼 생산력·기술력·가격경쟁력을 갖춘 나라가 많지 않고 신규 진입 장벽도 높다”며 “편입 종목들이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어 단기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될 수 있지만 실적 자체는 견고한 만큼 국내 전력기업들의 성장은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원석 iM증권 연구원은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문제는 단순히 어떤 발전원을 쓸지의 문제가 아니라 발전부터 변환, 계통 연계, 제어까지 통합된 시스템 엔지니어링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며 “국내에서는 변압기·차단기·전력 안정화 장치 등을 공급할 수 있는 효성중공업, HD현대일렉트릭, LS일렉트릭 등의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김동섭 기자 subt7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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