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현희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악덕 추심 및 부실채권 문제에 대해 금융권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서자 금융권이 전면적으로 채권 정리 검토에 나서고 있다. 민간 배드뱅크 '상록수'의 장기연체채권 추심 문제를 정면으로 비판한 이 대통령의 말 한마디가 다시금 금융권을 흔들고 있는 것이다.
이 대통령는 12일 자신의 엑스(옛 트위터)에 카드대란 당시 부실채권 정리를 위해 설립된 민간 배드뱅크 상록수의 장기채권이 정부의 새도약기금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문제를 지적, 서민의 목줄을 죄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민간 배드뱅크 상록스는 지난 2003년 10월 카드대란 당시 부실채권 정리를 위해 금융권이 만들었다. 주요 주주는 당시 LG카드를 인수한 신한카드가 30%를 보유, 하나은행과 IBK기업은행, 우리은행이 각각 10%를 보유 중이다. KB국민은행과 KB국민카드도 각각 5.3%, 4.7%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나머지 30%의 지분은 대부업체 등이 보유 중이다.
금융사들은 새도약기금 협약기관으로 개별 등록돼있지만 상록수를 통한 참여를 회피해왔다. 상록수 정관이 사원총회 결의를 전체 주주 만장일치로 규정하고 있어, 9곳 주주 중 한 곳이라도 반대하면 채권을 넘길 수 없다.
이날 이 대통령의 강도 높은 지적에 이들 금융사들은 즉시 채권 매각 의사를 내놨다. 신한카드는 상록수가 보유한 장기연체채권 중 자사 지분에 해당하는 채권 전액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새도약기금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신한카드는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경제적 어려움 속에 놓인 차주들의 상황을 더 일찍 헤아리지 못한 점을 깊이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하에 채권 전액 매각을 결정했으며 앞으로 포용금융의 가치를 더욱 적극적으로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도 자사 지분에 해당하는 채권을 새도약기금에 매각하기로 결정했으며, 우리카드도 관련 절차를 검토 중이다. 여타 금융기관도 내부 검토 절차를 밟고 있다.
이 대통령은 상록수 문제에 대해 국무회의에서도 강하게 질타했다. 이 대통령은 "카드대란 때 카드회사 등 금융기관들이 정부 세금으로 도움을 받았는데 국민들의 연체채권을 아직도 악착같이 추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상록수가 새도약기금에 들어오라고 협조 요청과 공문을 발송하고 있지만 여러 금융기관이 모여 만든 회사다 보니 주주 전체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표면적 이유가 있다"며 "이익이 뒤에 자리 잡은 측면이 있다. 주주사를 개별 접촉해 동의를 구하는 식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또 "주주들에게 개별적으로 물어보면 다 참여할 것"이라며 "다양한 해결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김현희 기자 m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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