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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년 1분기 KT 연결 및 별도 실적 /사진:KT |
1분기 영업익 4827억원, 전년비 감소했으나 컨센서스 상회
박윤영 대표, ‘보안·본질’ 회복 주력…현대차와 ‘6G·모빌리티’ 혈맹 강화 주목
3개년 주주환원 발표로 시장 신뢰 확보…“숫자보다 체질 변화에 주목할 때”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KT가 지난해 발생한 해킹 사고의 여파를 딛고 체질 개선을 위한 본격적인 항해를 시작했다. 올해 1분기 성적표에는 사고 수습을 위한 ‘비용’과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가 공존했다. 시장은 당장의 영업이익 감소보다 30년 ‘KT맨’ 박윤영 대표가 새로 짠 보안 거버넌스와 현대자동차그룹 등 전략적 파트너와의 시너지에 더 주목하는 모습이다.
KT는 12일 연결 기준 1분기 매출 6조7784억원, 영업이익 482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비교적 선방했지만 영업이익은 지난해 일회성 분양이익 기저효과와 고객 보상 비용 반영 영향으로 감소했다.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3139억원으로, 해킹 사고 대응 비용 부담이 보다 직접적으로 반영됐다.
이번 실적은 사실상 ‘해킹 후유증 청구서’에 가깝다. KT는 지난 1월 가입자 위약금 면제를 시행했고, OTT 무료 제공과 데이터 추가 지급 등 고객 보답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실제 1분기에는 일부 가입자 이탈이 발생했다. 다만 회사 측은 2월 이후 가입자가 다시 순증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최악의 이탈 국면은 지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룹사들의 활약도 돋보였다. KT에스테이트는 분양 사업 활성화로 매출이 전년비 72.9% 급증하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고, 케이뱅크는 지난 3월 상장을 완료하며 1600만 고객 시대를 열어 금융 플랫폼으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박윤영의 ‘본질 회복’, 보안은 비용 아닌 ‘존재 이유’
박 대표는 취임 직후부터 해킹 사태를 단순 사고 수습이 아닌 ‘KT 존재 이유를 다시 세우는 문제’로 접근하는 모습이다. 실제 KT는 최근 CISO·CPO 중심으로 정보보안 체계를 전면 재편했고, 제로트러스트 기반 보안 구조 도입과 AI 기반 실시간 탐지 체계 구축에 나섰다. NATO 사이버방위센터(CCDCOE) 주관 국제 훈련 ‘락드쉴즈’ 참여도 같은 맥락이다.
통신업계는 이를 두고 “박윤영식 KT의 핵심 키워드는 결국 ‘본질 회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박 대표는 30년 넘게 KT 내부에서 성장한 대표적인 ‘KT맨’이다. 외풍과 정치 논란이 반복됐던 과거와 달리 네트워크·보안·현장 운영 역량 중심으로 회사를 재정비하겠다는 메시지를 강하게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KT가 더 공을 들이는 곳은 B2B AX 사업이다. 기업서비스 매출은 일부 대형 구축사업 종료 영향으로 감소했지만, 금융권 AICC와 클라우드 수주, 공공 재난안전통신망 사업 확보 등 신규 수주는 오히려 확대됐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MS), 팔란티어와의 전략적 협업이 본격적인 초기 성과 단계에 진입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금융·공공·제조 중심 산업형 AX 시장 공략이 본격화되는 셈이다.
현대차와 ‘6G 혈맹’…AX 플랫폼 기업으로의 변신
시장에서는 특히 현대자동차그룹과의 관계 변화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KT 지분 8.0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최근 박 대표가 정의선 회장과 첫 공식 회동을 가진 것을 계기로 양사 협력 범위가 단순 재무 투자 관계를 넘어설 가능성이 거론된다.
핵심은 현대차의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자율주행, UAM 전략과 KT의 통신 인프라 결합이다. 6G 기반 자율주행 시대에는 초저지연 통신망과 위성통신 인프라가 필수적이다. KT 입장에선 통신망·클라우드·AI·보안을 결합한 국가 인프라 사업자로 진화할 기회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의 모빌리티 플랫폼과 KT의 네트워크·AX 역량은 구조적으로 맞물릴 수밖에 없는 관계”라고 평가했다.
주주환원 정책도 눈에 띈다. KT는 이날 2026~2028년 중기 주주환원 정책을 공개하고 별도 기준 조정 당기순이익의 50%를 환원 재원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병행하고, 올해 최소 주당배당금(DPS)를 2400원으로 제시했다. 해킹 사고 이후 흔들린 투자심리를 안정시키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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