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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익 연동해 성과급 달라”…‘노조 리스크’에 떠는 韓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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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5-12 17:25:25   폰트크기 변경      

대기업 노조, 영업익 연동형 성과급 명문화 요구 확산
“전례없는 수익 배분 갈등, 미래 경쟁력 갉아먹어”


그래픽: 한슬애 기자 


[대한경제=신보훈 기자] 국내 산업계가 전례 없는 ‘수익 배분 갈등’에 직면하고 있다. 과거 노사 교섭은 임금 인상률이나 일시금 형태의 성과급을 두고 다퉜지만, 최근엔 대기업 노조를 중심으로 영업이익에 연동한 성과급 체계를 명문화 해달라는 요구가 확산하면서다. 노조의 과도한 성과급 요구가 한국 경제의 새로운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산업ㆍ노동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조는 사측에 영업이익의 15%를 메모리사업부 성과급으로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300조원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반도체 부문 임직원 1인당 6억원에 가까운 성과급을 지급하라는 주장이다. 사측은 영업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하는 대안을 제시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례적으로 고용노동부와 중앙노동위원회까지 나서 사후조정에 들어갔지만 전날 1차 협상은 빈손으로 끝났다.

이 같은 수익 연동형 성과급 요구는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 중이다. 현대자동차 노조도 지난 6일 임금협상에 돌입하며 순이익의 30% 지급을 요구안에 담았다. 현대차 노조의 순이익 연동 성과급 요구는 과거부터 계속됐지만, 실제 임금 협상은 기본급을 기준으로 비율을 산정하거나 정액으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타결돼 왔다. 하지만 반도체 업계에서 이 같은 요구가 현실화하면서 현대차 노사 협상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통신 및 플랫폼 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LG유플러스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영업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요구하며 사측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카카오 노조 또한 영업이익의 13∼15% 수준을 성과급 재원으로 하고 이를 단체협약에 명시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경영계는 이러한 흐름이 현 정부의 노동 우선 기조와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또한 지난해 말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 10%를 초과이익분배금으로 배분하는 선례를 남긴 것도 영향을 줬다는 시각이다.

노조의 ‘과도한’ 요구를 회사가 수용할 경우 미래 투자 자원을 확보하지 못하고, 재무 건전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반도체 산업만 해도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인건비 부담이 급증하면 가격 경쟁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

정부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최근 기자단 백브리핑에서 “삼성전자의 결실에는 수많은 인프라, 수많은 협력 기업, 400만명이 넘는 소액 주주와 국민연금이 연결돼 있다”며 노조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도 지난 10일 “삼성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양측 모두 사회적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입장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급기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인공지능(AI) 인프라 시대의 과실은 특정 기업만이 끌어낸 결과가 아니다. 과실의 일부는 구조적으로 국민에게 환원돼야 한다”며 ‘국민배당금제’를 제안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경영계 관계자는 “타 산업군과 비교해 적지 않은 연봉을 받는 기업 노조들이 과도한 성과급까지 무리하게 요구하는 모습을 보니 박탈감이 든다”며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파업하겠다고 위협하는 것이 어떻게 건전한 노사 대화로 보일 수 있겠나”라고 비판했다.


신보훈 기자 b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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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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