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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명 다윈KS 대표가 지난 12일 서울 강남 다윈KS 사옥에서 <대한경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 사진=김관주 기자 |
[대한경제=김관주 기자] “은행에 있을 때부터 자동화기기(ATM)에 환전 기능을 넣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회사를 뛰쳐나와서 이를 직접 하려다 보니 가장 먼저 고객신원확인(KYC)부터 해야 하니까 그 기술을 개발해야겠다 싶었죠.”
이는 외환·크립토 환전 ATM을 구축한 다윈KS 이종명 대표의 창업 일성이다. 그가 한국주택은행(KB국민은행) 재직 시절부터 이같은 비대면 서비스를 건의한 이유는 명확했다. 늘어나는 외국인 관광객의 24시간 환전 수요를 기존 ATM 인프라로 흡수해 편의성을 극대화하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당시 금융권은 “예대마진(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차이) 수익만으로도 충분하다”며 이 대표의 혁신적인 제안을 외면했다.
은행을 벗어난 그가 구상하던 KYC 기술을 처음으로 상용화한 무대는 다름 아닌 부산지하철이었다. 2005년 첫 창업에 나선 이 대표는 인건비 절감을 위해 매표소 무인화를 추진하던 부산지하철의 고민에 주목했다. 65세 이상 노인과 국가유공자의 신분증을 직원이 일일이 육안으로 확인해 무임승차권을 내어주던 방식을 기계가 대신하게 만든 것이다. 무인 신분증 스캐너 115대를 부산지하철에 공급하며 첫 성공을 거뒀지만, 이후 서울지하철 입찰에서 자금력을 앞세운 대기업의 진입 장벽에 부딪히며 2012년 법인 폐업이라는 뼈아픈 실패를 맛봤다.
그러나 이 대표는 주저앉지 않았다. 신용회복위원회를 통해 성실히 빚을 청산하던 중, 그의 비전을 알아본 엔젤투자자를 만나 2016년 극적으로 재기에 성공했다. 재창업한 다윈KS의 핵심 경쟁력은 단연 KYC 기술이었다. 이 대표는 “비대면으로 외화나 암호화폐 환전 사업을 하려면 대상이 외국인이 훨씬 많다”며 “내국인 신분증뿐만 아니라 전 세계 모든 나라의 여권을 인식하고 위변조 판별까지 하는 기술로 업그레이드했다”고 설명했다. 이 고도화된 스캐너 기술은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인증을 획득했다. 이에 인천·김포국제공항 등 전국 900여 곳에 공급되는 쾌거까지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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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윈KS 디지털 ATM(DTM) 모습. / 사진=김관주 기자 |
다윈KS는 이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외화 환전 ATM 시장에 진출했다. 이 대표는 “동남아시아 관광객은 자국에서 달러로 1차 환전을 하고 한국에 와서 다시 원화로 바꾸면서 이중 환전 수수료로만 예산의 15% 가까이를 허공에 날린다”며 “우리 기계에서는 달러나 엔화는 수수료 1%, 이종 통화도 3%만 받아 외국인의 편의를 극대화했다”고 강조했다.
외환 환전으로 성공적인 레퍼런스를 쌓은 다윈KS는 지난 2020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규제 샌드박스 인가를 받아 국내 최초로 크립토 ATM을 개발했다.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을 원화로 바꿔주는 서비스를 선보인 것이다. 2024년 하반기부터는 외국인 관광객이 밀집한 주요 상권 10여 곳에 기기를 설치해 실증 사업을 벌였다. 기기에 여권을 스캔해 KYC 절차를 마친 뒤,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을 바이낸스 기준으로 원화 환전해 선불카드(코나카드)에 즉시 충전해 주는 방식으로 외국인 관광객의 큰 호응을 얻었다.
국내에서 기술력과 시장성을 모두 입증한 다윈KS의 다음 타깃은 글로벌 무대다. 일부 규제 이슈로 인해 국내 서비스 확장에 잠시 제동이 걸렸지만 이를 역으로 해외 진출의 모멘텀으로 삼겠다는 포부다. 이 대표는 “현재 미국, 일본, 인도네시아에서 크립토 ATM 관련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며 “중국과 싱가포르, 태국에서도 심사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다윈KS는 최근 자금세탁 의혹과 관련한 경찰 수사에서 무혐의 처분을 확정 지었다. 앞서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은 다윈KS를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VASP)로 지목하며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위반 혐의로 형사 고발한 바 있다. 다윈KS는 FIU의 행정 처분에 불복해 법적 대응을 이어가는 중이다.
김관주 기자 pu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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