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2.5%ㆍ물가 2.7% 동반 상승
금리 인상‘이달 vs 하반기’ 안갯속
![]() |
[대한경제=최지희 기자]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을 2.5%로 높여 잡으면서 반도체 수출이 상향 조정분의 절반 이상을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동시에 고물가가 지속될 경우 금리를 인상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해, 3년째 부진의 늪에서 겨우 플러스 전환을 시도하는 건설ㆍ부동산 시장에 새로운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
13일 KDI가 발표한 ‘2026년 상반기 경제전망’에 따르면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2.5%로, 지난 2월 수정 전망(1.9%)보다 0.6%포인트(p) 높아졌다. 2025년 실적(1.0%)에 비하면 경기 확장 국면으로의 전환을 공식 선언한 것이다. 2027년은 1.7%로 둔화를 예상했다.
정규철 KDI 거시ㆍ금융정책연구부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한 브리핑에서 “성장률을 상향 조정한 것은 중동전쟁의 부정적인 영향보다는 반도체 수출의 긍정적인 영향이 더 컸다는 판단”이라며 “0.6%p 중에서 반도체의 기여도는 0.3%p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동전쟁은 0.5%p 정도 성장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고, 추가경정예산은 0.2%p 높이는 것으로 추정했다”고 덧붙였다.
KDI는 반도체 수출이 성장 경로를 주도하는 구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1분기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5% 급증하며 전체 성장을 이끌었다. 정 부장은 “반도체는 수요가 많은데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가격이 많이 올라갔다”며 “만약 공급 능력이 빨리 확충될 수 있다면 수출이 더 많이 늘고 성장률이 말씀드린 것보다 더 좋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민간소비 역시 임금 상승과 고용 안정화에 힘입어 지난해 1.3%에서 올해 2.2%로 개선될 것으로 봤다.
문제는 성장 회복과 물가 상승 압력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KDI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올해 2.7%로 제시했다. 지난해(2.1%)보다 0.6%p 높은 수치로, 한국은행 목표치(2.0%)를 크게 웃돈다. 물가 상승 압력을 전제로 깐 상태에서 KDI는 금리 인상 가능성도 처음으로 공개 테이블 위에 올랐다.
이날 정 부장은 “고물가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으로 간다면 금리를 인상해야 할 것”이라며 “다만, 그게 이달일지, 하반기일지 현재의 불확실성 하에서는 확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고 부연했다. 한국은행 부총재도 지난 10일 “금리 인상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공개 발언한 바 있어, 현재 연 2.50%인 기준금리가 하반기 중 2.75%로 올라설 가능성이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기준금리가 인상될 경우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5%를 넘어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같은 기류는 겨우 바닥을 확인하기 시작한 건설 시장에 부담이다. KDI는 올해 건설투자 성장률을 0.1%로 전망했다. 2024년(-3.3%)과 2025년(-9.8%)의 급격한 위축에서 가까스로 플러스로 돌아서는 수준이지만, 금리 인상 시나리오가 반영되지 않은 수치라는 점에서 하향 조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재정 건전성 경고도 나왔다. KDI는 “기초연금과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내년 1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돼 의무지출 효율화를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기초연금은 취약 노령층에 집중하고,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학령인구에 연동되도록 개편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2차 추경 편성 필요성에 대해 정 부장은 “중동전쟁이 누그러진다면 경기 부양을 위한 확장 재정정책의 필요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중동전쟁이 현 수준을 넘어 격화할 경우 성장 경로가 뒤집힐 수 있다는 경고도 함께 제시됐다. 정 부장은 “중동전쟁은 하반기 정도면 어느 정도 해소되는 방향으로 가정했는데, 만약 하반기에도 높은 유가가 지속된다면 전망치를 달성 못 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최지희 기자 jh606@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